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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입원실, 7층 병실.

서유는 면봉에 약을 묻혀 정가혜의 팔에 발랐다.

힘이 좀 세었는지 정가혜가 아프다고 소리를 내자 서유의 손이 멈칫했다.

“미안해.”

정가혜가 괜찮다고 하려는 찰나, 옆에 앉아있던 이연석이 갑자기 서유의 손에서 면봉을 가져갔다.

“내가 할게요.”

서유와 정가혜는 잠시 놀랐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면봉을 들고 정성스레 약을 발랐다.

그의 손길이 무척 부드러워 아프지 않게 하려 조심하는 게 보였다. 이런 이연석의 모습에 정가혜는 잠시 망설이다 담담히 말을 꺼냈다.

“연석 씨, 서유가 여기 있으니 먼저 돌아가세요.”

정가혜는 이미 여러 번 이런 말을 했지만 이연석은 가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 있기만 했다.

“형수님 몸이 좋지 않으니 먼저 가서 쉬세요.”

꼼꼼히 약을 바르던 남자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어 옆에 서 있는 서유를 바라보았다.

“형수님, 제가 있으니 걱정 마세요.”

이 말뜻을 서유가 못 알아들었다면 좀 둔한 사람일 것이다.

“가혜야, 연이가 혼자 집에 있어서 걱정되네. 내일 다시 올게.”

정가혜 입을 열기도 전에 서유는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집어 들고 돌아섰다.

다만 문 앞에 이르러 다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연석을 돌아보았다.

“도련님, 잠깐 나와 봐요. 할 말이 있어요.”

그제야 이연석이 손에 든 면봉을 내려놓았다.

“잠깐만 기다려요.”

정가혜는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른 채 두꺼운 유리 너머로 복도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서유는 하얗고 깨끗한 얼굴을 들어 자신보다 훨씬 키가 큰 이연석을 보며 눈썹을 찌푸리고 말을 꺼냈다.

“연석 씨, 지금 가혜에 대한 마음이 어떤 거예요?”

좋아하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아니면 아직 장난이 덜 끝난 건지?

이연석은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려 약간 피곤해 보이는 눈을 드러냈다.

“형수님, 저는 가혜 씨를 사랑합니다.”

이것은 그가 처음으로 서유 앞에서 정가혜를 사랑한다고 직접 인정한 것이었다. 전혀 숨기지 않았다.

진지한 표정과 태도로 말하는 이연석을 보며 서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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