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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소지섭은 서유에게 이승하가 볼일을 처리하러 갔으니 잠시 병원에서 기다리라고 전했다.

서유는 구석 자리를 골라 앉았다. 휴대폰을 보지 않고 그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승하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멀리서 그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그림자를 발견하고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서유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멀리 서 있는 이승하를 보았다.

그녀는 서둘러 일어나 이승하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가보니 그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여보, 무슨 일 있어요?”

그 맑은 눈동자를 응시하던 이승하는 순간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가 두려워 시선을 돌렸다.

그의 어색한 표정을 느낀 서유는 발끝을 들어 그 아름다운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다.

“왜 그래요? 누가 당신을 화나게 했나요?”

결혼 후 서유의 눈에는 오직 그의 모습만 담겨 있었고, 다른 사람은 더 이상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

이승하는 그녀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며, 송사월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더 이상 송사월을 위해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그녀가 송사월에 대해 여전히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걸을 수 없는 그의 다리에 대한 죄책감...

만약 그녀가 송사월이 그녀를 그리워하다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더욱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할 것이다.

송사월의 우울증은 중증이었다. 그를 우울증에 빠지게 한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아무도 그를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를 우울증에 빠지게 한 사람은 20여 년의 어린 시절 우정을 나눈 사이였다. 사랑은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가족 같은 애정은 여전했다.

게다가 어린 시절 송사월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이런 은혜에, 정가혜가 알게 되면 분명 송사월을 돕고자 할 것이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얻지 못해서 병이 된 것이다.

오직 얻어야만 그를 도울 수 있다.

이승하는 머릿속으로 너무나 명확히 알고 있었다. 너무 잘 알기에 그는 골치가 아팠다.

그가 대답 없이 자신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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