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2화

손에 든 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들어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 전에 선배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세 가지 있어요.”

“뭐?”

그도 술잔을 내려놓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아까 그 녹음 파일을 그에게 들려주었다.

그걸 듣자마자 그의 온화한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네가 녹음한 거야?”

화장실에 가지 전에 녹음 기능을 켠 건가?

정말 그런 거라면 정가혜 너도 보통이 아니구나...

그의 첫 반응이 자신을 의심할 줄은 몰랐다. 그가 잘못을 깨달을 줄 알았은데...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없는 미소였다.

“어떤 좋은 분이 날 도와주셨는지 모르겠어요. 감사하게도 선배와 선배 부모님이 나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되었네요.”

그 말에 마음이 조급해진 그가 그녀를 잡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그의 손길을 피했다.

“날 가지지 못하면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 무슨 뜻이에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를 보고 그는 이 세 가지의 질문에 대답하면 그녀가 자신에게 이별 통보를 하게 될 거라는 걸 눈치챘다.

그는 더 이상 이 녹음이 가짜라고 변명하지 않았고 테이블 위의 스테이크를 자르는 가위를 들어 디퓨저 안의 심지를 잘랐다.

이내 테이블 위의 빛은 더욱 밝아졌고 향긋한 아로마 향기도 더욱 짙어졌다.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을 잠시 바라보고는 그가 시선을 거두어 맞은편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널 좋아하니까 널 갖고 싶은 건 본능인 거야. 이연석도 같은 생각이겠지.”

이 상황에서 이연석의 얘기를 꺼내는 건 그녀의 의심을 이연석에게 돌리기 위해서였다.

예전 같았으면 그의 이런 속셈을 알아차리지 못했겠지만 지금은 똑똑히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나와 이연석 씨는 이미 깨끗이 끝났어요. 왜 아직도 그 사람 얘기 하는 거예요?”

“정말 끝났다면 왜 네가 그런 녹음 파일을 받은 걸까?”

그의 질문에 그녀는 흠칫했다.

“지금 이연석 씨를 의심하는 거예요?”

그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는 술잔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