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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어두운 곳에 있는 그를 쳐다보았고 눈 밑의 흐려진 시선 때문에 그의 안색을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선배...”

술도 마시지 않고 음식도 먹지 않았는데 왜 심형진이 잘 보이지 않는 걸까?

시선이 갈수록 흐려질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은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름이니 밖의 날씨가 더워서 그런 줄 알았다.

아래쪽이 점점 뜨거워지는 걸 느낀 그녀는 이게 단순히 날씨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는 걸 눈치챘다.

그녀는 여전히 심형진을 의심하기 싫었지만 이를 악물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

“선배,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를 얼른 품에 꼭 안았다.

“겁먹지 마. 약을 아주 조금 탄 것뿐이니까.”

약이라니...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방금 그 디퓨저의 향에...

“왜 그런 거예요?”

그의 과거와 그가 했던 행동들이 충격적이었다면 지금의 그는 그녀를 두렵게 만들었다.

두려움에 가득 찬 그녀를 보고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다독였다 .

“오늘 우리 100일이잖아. 그래서 내가 특별히 준비했어. 이젠 자연스럽게 잘 때도 됐잖아 .”

그러니까 오늘 밤 그의 목적은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도 아니었고 100일 기념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저 그녀와 잠자리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사실 나도 쓸지 말지 고민했었는데 네가 헤어지자고 하니까 마음을 독하게 먹은 거야.”

말을 마친 그가 그녀를 벽에 밀치고는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미안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 근데 나 정말 너 안고 싶어.”

나쁜 짓을 하면서까지도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안하다는 말을 신사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그녀는 그에 대해 완전히 실망했고 깨끗이 마음이 정리되었고 연민조차 없어졌다.

“당장 나 놔주면 고소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선배가 강제로 뭘 한다면 그땐 반드시 소송 걸 거예요.”

그가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은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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