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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사진 속, 한 외국 여자가 아이를 안고 있었고 아이는 한 살쯤 되어 보였다.

사진들을 보면서 누가 잘못 보낸 줄 알았다. 그녀는 모르는 사람이었으니까.

아래의 사진 속에 심형진의 모습이 나타나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완전히 굳어져 버렸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미간을 찌푸리며 상대방에게 문자를 보내려는 찰나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심형진의 전 여자 친구 스칼렛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하나 있고요.]

심형진한테 전 여자 친구도 있고 아이도 있다고?

충격에 빠져 있을 때 상대방이 녹음 파일을 하나 보내왔다.

그녀는 녹음 파일을 몇 초 동안 바라보다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파일을 클릭했다.

이내 심형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혜가 깨끗하지 않다면 어머니의 눈을 속이지도 못했겠죠. 뭘 의심하세요?”

이내 정선월의 경멸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얼굴이나 몸매 좀 봐봐. 걸음걸이까지 여성스럽고 섹시해. 저런 매력적인 여자가 깨끗하다고 한다면 난 죽어도 안 믿어.”

심형진의 아버지인 심범태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남자를 홀리게 생겼더구나. 웬만한 남자도 넘어갈 것 같은데 하물며 유흥업소에 드나드는 남자들이라면 더 그렇겠지. 권력이 있고 힘이 있는 남자라면 얼마든지 굴복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하다.”

대화 중에 색소폰 배경 음악이 들리는 걸 보면 그날 심형진을 부모님을 만나러 간 식당 안인 것 같았다. 아마도 그녀가 화장실을 간 뒤 가족들끼리 그녀에 대해 평가를 한 것 같다.

사실 심형진의 부모가 뭐라 하든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심형진의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내 여자로 만들지 못한다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요.”

“어머니, 가혜한테 이것저것 물어보실 때 제가 가만있었던 건 어머니를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머니한테 가혜 앞에서 위엄을 떨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죠.”

점점 어두워지는 핸드폰 화면을 응시하며 멍때리고 있을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꼭대기 층의 야외 정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부드러운 붉은 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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