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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연이는 창밖에 있는 야윈 할머니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처럼 강제로 날 데려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보는 건 괜찮아요.”

심혜진은 그 말을 듣고 금세 눈물이 고였다.

“걱정 마.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게...”

연이는 응답하듯 작은 몸을 돌려, 아까 몰래 뒷좌석 수납함에 숨겨 둔 간식을 꺼내기 시작했다. 서유는 그 모습을 보고 부드럽게 그녀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연아, 너한테 몇 번이나 말했잖아, 이런 간식은 건강에 안 좋아서 이빨이 상하기 쉽다고. 왜 말을 안 듣는 거야?”

서유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꾸지람이 담겨 있었지만, 그 어조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심혜진은 그 소리를 들으며, 지현우가 어릴 적에 자신은 한 번도 그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 적이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 생각이 떠오르자, 심혜진의 시선은 다시 서유에게로 향했다.

“아이가 자꾸 말을 안 들으면, 왜 그냥 간식을 뺏어다가 버리지 않는 거예요?”

서유는 연이를 말리면서 창밖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제가 예전에 고아원에 있을 때, 심장이 안 좋아서 몸이 너무 약했고, 그래서 걷거나 먹는 것도 아주 느렸어요. 그런데 저를 돌봐주던 간호사는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어요.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저를 대해 주었죠. 아마 그래서 저도 아이들에게 화를 잘 못 내는 것 같아요.”

좋은 환경이 사람을 부드럽고 현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심혜진은 서서히 마음을 놓았다.

“연이가 서유 양처럼 성품이 좋은 이모와 함께 자란다면, 분명 좋은 아이로 성장할 거예요.”

서유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심혜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서유 양, 연이에게 심씨 집안과 지씨 집안을 맡기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서유는 어린 나이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을 반대했다.

“그건 아이가 커서 결정하는 게 좋겠어요.”

심혜진은 설명했다.

“나도 그때를 말하는 거예요.”

서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때 직접 연이의 의견을 물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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