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38화

정가혜 쪽에서는, 심형진이 부모님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고 한숨 돌렸다. 정가혜는 클럽 운영에 전념하고, 서유는 재판 준비에 몰두했다.

재판 전날 밤, 서유는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물을 마시러 내려갔을 때, 연이가 작은 쿠션을 안고 와서 그녀의 잠옷 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

“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꼭 이모를 선택할 거예요.”

서유는 마음이 따뜻해져 물잔을 내려놓고 몸을 숙여 아이와 눈을 마주쳤다.

“이렇게 늦었는데 왜 아직 안 자고 있어?”

연이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

“이모랑 똑같아요. 잠이 안 와서요.”

아이의 순진한 미소는 가장 치유적이었다. 서유도 따라 부드럽게 웃었다.

“너도 긴장되니?”

“당연하죠.”

연이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가끔은 영국에서의 시간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모와 비교하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케이시 아빠는 총 쏘는 법을 가르치는 것 외에는 항상 그녀를 잘 대해줬다. 아무 걱정 없이 자랄 수 있게 해주고, 때로는 너무 많이 응석을 받아주기도 했다.

물론 친아버지와 함께 영국에서 보낸 시간도 즐겁고 행복했다. 진심으로 괴짜 삼촌을 좋아했다.

괴짜 삼촌을 떠올리자 연이의 눈가가 점점 붉어졌다...

“이모, 괴짜 삼촌이 살아있다면 이모랑 할머니가 재판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서유는 이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가, 문득 지현우가 무심한 듯 보였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사람은 죽고 나면 그의 나쁜 점은 희미해지고 좋은 점만 기억하게 되는 법이다...

기억 속의 지현우의 모습은 이제 희미해졌지만, 그가 죽기 전 그녀의 손을 잡고 연이를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던 모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지현우를 생각하면 안 된다.

생각하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지니까.

하지만 연이에게 보이지 않으려 그녀를 품에 안았다.

“연이야, 삶과 죽음의 이별은 사람으로 태어나 반드시 겪어야 하는 거야. 네 아버지는 그저 먼저 떠난 거고, 그의 사랑은 여전히 너와 함께 있어.”

연이는 이해한 듯 서유의 품에 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