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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국제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심혜진은 연이 앞에 쪼그려 앉아 달콤한 말로 꾀고 있었다.

“연이야, 난 네 아빠의 엄마야. 나랑 가면 아무 문제 없을 거야.”

통통한 연이는 입에 사탕을 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봤다.

“당신이 케이시 아빠의 엄마예요?”

심혜진의 얼굴에 굳은 미소가 스쳤다. 그녀는 절대 그 천한 놈의 엄마가 아니었다!

“아니야.”

“그럼 케이시 아빠의 엄마도 아닌데 제 할머니라고 하시네요. 거짓말쟁이 아니에요?”

연이는 김 선생님의 바지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선생님, 이 사람 아이들을 유괴하는 나쁜 사람이에요. 빨리 경찰에 신고해서 잡아가세요!”

심혜진은 이 말을 듣고 당황했다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니야, 난 나쁜 사람이 아니야. 정말로 네 할머니란다. 네 아버지 장례식에서 우리 만났었잖아.”

“그래요?”

연이는 두툼한 눈썹을 살짝 들어 올렸다.

“전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요?”

“네가 어떻게 그렇게 기억력이 나쁘니?”

“어린애들은 원래 기억력이 나쁘잖아요.”

연이는 통통한 손바닥을 무력하게 펼쳤다.

“제 잘못이네요.”

심혜진은 이렇게 버릇없는 아이를 보고 화가 치밀었다.

“너...”

연이는 손가락을 입술 아래에 대고 심혜진을 향해 크게 귀신 얼굴을 만들었다.

“메롱~”

원래도 화가 난 심혜진은 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고 더욱 화가 났다.

“이게 네 이모 교육이야?”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연이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네가 이렇게 자랐다니?!”

심혜진은 살펴본 뒤 연이의 팔을 잡아챘다.

“가자, 할머니랑 집에 가. 할머니가 최고의 선생님을 모셔 올 테니 널 제대로 교육시키겠어.”

연이는 좀 통통했지만 아직 어린 나이라 심혜진이 이렇게 세게 잡아당기자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

바닥에 떨어질 것 같은 순간, 뚜렷한 마디의 손이 제때 그녀의 몸을 받쳐주더니 힘을 주어 그녀를 들어 올렸다.

하늘과 땅이 빙글빙글 도는 와중에 연이의 흐릿한 시야에 차갑지만 조각상처럼 아름다운 얼굴이 서서히 나타났다.

“이모부!”

연이는 이승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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