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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그녀들이 떠난 뒤, 룸 안에는 그녀와 이승하만 남게 되었다.

남자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입술을 오므리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밤새 놀고 싶으면 내가 같이 있어 줄게.”

남자는 뼈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을 들어 올려 셔츠의 단추를 부드럽게 풀었다. 이내 남자의 섹시한 목적과 깊게 파인 쇄골이 훤이 드러났다.

남자는 룸 안의 어두운 빛을 등지고 서서는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손을 길게 뻗어 소파 양쪽에 받치며 그녀를 감쌌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귓가에 닿더니 그가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말해봐. 어떻게 놀고 싶은 건지?”

그의 유혹이 두려웠던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만 놀래요. 집에 갈 거예요.”

남자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고개를 숙이고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고 했다. 얼굴을 피하는 그녀의 모습에 남자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유혹해도 안 되면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쌀쌀맞은 그녀를 몇 초 동안 쳐다보던 그가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묻었다.

“서유야, 이제 그만 화 풀어.”

도도하고 자신만만하던 그가 고양이처럼 애교를 부리는 모습은 또 처음본다. 가슴 한쪽에 따뜻함이 몰려왔지만 그녀는 간신히 참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고문을 받는 것처럼 괴로웠다.

“여보, 말 좀 해봐.”

“집에 가요.”

어쩔 수 없었던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차에 태웠다.

블루리도로 돌아와서도 그녀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욕실로 가서 샤워를 마치고는 연이의 방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그녀를 잡으려고 했지만 잡지 못한 바람에 화가 나서 심장이 멎을 지경이었다.

싸우고 나서 화해도 하지 못한 채 각방을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화가 잔뜩 난 그는 창가 앞에 서서 반대편에 있는 별장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음험하고 차가운 눈동자에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육성재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 훤히 드러났다.

다만 서유가 화난 이유는 그의 무관심 때문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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