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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단이수가 떠난 뒤 주태현이 다가왔다.

“사모님, 육성재 씨가 찾아오셨습니다.”

사건 자료를 뒤적거리던 서유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라고 하던가요?”

“아니요. 잠깐 나오시라고...”

자료를 들고 있던 남자의 손가락이 살짝 굳어졌고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눈치를 챈 그녀는 얼른 다가가 그의 팔짱을 꼈다.

“여보, 같이 가요.”

그는 얼어붙은 입꼬리를 살짝 잡아당기며 겨우 웃음을 짜냈다.

“가봐, 난 아직 할 일 남았어.”

이번에는 화를 내지도 않고 그녀를 무시하지도 않고 오히려 그녀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그에게 정말 일이 있는 줄 알고는 더 이상 그를 강요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점차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가 힘을 주어 손에 있는 자료를 꽉 쥐었다.

여름의 오후는 특히 무더위가 심했기 때문에 그녀는 검은 우산을 쓴 채로 철문을 사이에 두고 문밖에 서 있는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흰 셔츠에 회색 양복바지를 입은 그는 단정하고 깔끔해 보였지만 왠지 모르게 사람이 어딘가 좀 멍청해 보였다.

뜨거운 햇볕에 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었는데도 차 안에 앉아 있지 않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육성재의 모습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육성재 씨,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던 그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문득 어젯밤 꾼 꿈이 떠올라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모습을 발견한 서유가 물었다.

“귀가 왜 이렇게 빨개요? “

그녀에게 들킨 줄 알고 그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얼른 자신의 귀를 막았다.

그런데 이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대로 계속 햇볕에 쬐면 껍질이 벗겨질 거예요.”

그녀는 그가 햇볕 때문에 그런 줄 알았다. 미친 듯이 뛰던 심정이 그제야 조금 가라앉았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그가 괜찮든 안 괜찮든 그녀는 사실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말해요. 왜 찾아온 거예요?”

그제야 그가 찾아온 용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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