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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강하리는 욕조에 몸을 기대고 오늘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아직도 그녀의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다소 아픈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일어나려는 순간 갑자기 욕실 문이 열렸다.

강하리는 예상치 못하게 들어온 구승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거야?”

강하리는 멍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구승훈은 대답 대신 그저 다가와서 그녀를 욕조에서 안아 들었다.

강하리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구승훈은 이미 그녀를 안은 채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구승훈, 이거 놔!”

하지만 구승훈은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안아서 침대에 바로 눕혔고 강하리는 그 틈에 몸을 이불로 감싸고 그를 향해 발길질했다.

구승훈이 그런 그녀의 발목을 잡고 몸을 숙이자 강하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온몸이 덩달아 긴장태세에 돌입했다.

“구승훈, 당장...”

“무서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구승훈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대고 물었다.

강하리의 마음속에 억누르고 있던 두려움이 갑자기 다시 한번 솟구쳤다.

그녀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나지막이 답했다.

“무서워.”

구승훈은 가슴이 아릿해지며 그녀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

“하리야, 그때 네 곁에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강하리의 눈가가 붉어지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누군가 일부러...”

“알아, 더 생각하지 말고 푹 쉬어. 나머지는 나한테 다 맡기고.”

강하리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했다.

“알았어.”

구승훈은 그녀의 곁에서 그녀를 품에 안았다.

강하리의 귀에는 강하고 힘찬 심장 박동이 들렸고 뒤에서는 남자의 단단한 가슴이 느껴졌다.

가만히 누워있던 그녀는 놀랍게도 잠깐은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시선을 내린 채 두 눈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숨긴 그녀는 오늘 하룻밤만이라도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느샌가 강하리는 잠에 들었고 구승훈은 그녀가 잠드는 것을 지켜보다가 몸을 기울여 입술에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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