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4화

구승훈은 무심하게 답한 뒤 고개를 숙여 강하리의 귓가에 입을 맞췄다.

“그 여자가 외교부에 있는 한 넌 항상 조심해야 해. 하리야, 난 네가 그렇게 힘든 건 싫어.”

강하리의 속눈썹이 파들 떨리며 이윽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긴 갑자기 어떻게 왔어? 집안일 다 처리했어? 혹시 나 때문에... 할아버지랑 등 돌린 거야?”

“네가 보고 싶어서 왔어.”

구승훈은 그녀의 어깨 움푹 들어간 곳에 턱을 대고 말했다.

“그 영감탱이는... 꼭 너 때문이 아니라 이젠 나도 구씨 가문을 손에 넣을 때가 됐으니까.”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이 조금은 놓이는 듯했다.

그녀는 그를 밀어내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구승훈은 아침으로 먹을 것을 주문하고 강하리가 나왔을 때는 이미 멀끔히 차려입은 뒤였다.

강하리는 당장이라도 갈 듯한 그의 모습을 보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가려고?”

구승훈은 다가와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네가 나랑 헤어지기 싫다면 여기 있고.”

강하리는 그를 쳐다보더니 곧바로 밀어냈지만 잠시 후 이렇게 덧붙였다.

“안전 조심해.”

구승훈이 웃었다.

“강하리 씨, 지금 날 걱정해 주는 건가?”

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구승훈, 당신은 그래도 내 아이 아빠야. 당신한테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

구승훈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리야, 네가 아직도 날 걱정해 줘서 너무 기뻐.”

강하리는 시선을 내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들 사이엔 너무 많은 것들이 둘을 갈라놓고 있지만 그래도 한때 깊이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앞으로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그를 없는 존재로 취급할 수는 없었다.

구승훈은 강하리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강하리는 그를 배웅하러 가지 않고 그냥 위층에 서서 그가 차에 타는 모습을 지켜봤다.

구승훈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

같은 시각 문씨 가문은 난리가 났다.

어젯밤 문연진은 해고된 후 집에 돌아와 울기 시작했고 밤새 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