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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남자는 다소 씁쓸하게 웃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손연지와 헤어진 후에야 구승훈은 시선을 내리며 강하리에게 말했다.

“하리야, 너와 아이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할게.”

강하리는 바닥을 내려보며 웃다가 한참 후에야 말했다.

“구승훈 씨, 가끔은 그런 약속이 아무런 소용 없을 때도 있어.”

피식 웃은 구승훈은 그녀가 뭘 얘기하는지 알았다.

과거 그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 건 사실이었지만 이젠 목숨을 걸고서라도 아이와 그녀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저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을 뿐.

구승훈은 강하리에게 개인 의사와의 약속을 잡았고 진찰을 마친 의사가 적극적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가 머리고 여기가 엉덩이예요. 아이가 무척 건강해 보이네요.”

강하리는 컴퓨터 화면의 이미지를 바라보다가 문득 코끝이 찡해졌다.

그녀의 아이, 그녀의 핏줄인 아이였다.

강하리는 손을 들어 촉촉한 눈가를 닦았다.

“건강하게 낳을 수 있겠죠?”

의사가 웃었다.

“당연하죠.”

의사는 강하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사진 한 장 출력해 드릴까요?”

검사 기록을 남기지 말라는 말을 미리 들었지만 이 아가씨가 아이를 무척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하리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보다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필요 없어요.”

의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강하리는 이미 작별 인사를 고했다.

“감사해요.”

그러고는 금방 자리를 떠났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검사 기록을 모두 지운 뒤 생리불순으로 바꿨다.

강하리와 구승훈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연진이 조용히 들어왔다.

“선생님, 방금 그 여자는 무슨 검사 때문에 온 거예요?”

의사는 인상을 찌푸렸다.

“죄송하지만 환자 정보는 알려드릴 수 없어요.”

문연진은 웃으며 의사 앞에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

“여기 1억이 있는데 저 여자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지만 알면 돼요.”

의사의 눈이 번뜩이며 천천히 그 카드를 받았고 컴퓨터에 있던 검사 기록을 전부 찾아냈다.

[생리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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