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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구승훈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미소가 가득했다.

“알아, 하지만 난 알고 싶어. 하리야, 난 기억을 떠올려서 우리 사이에 잃어버렸던 것들을 하나하나 보상하고 싶을 뿐이야.”

강하리의 가슴이 먹먹해지며 한참이 지나서야 말을 꺼냈다.

“구승훈 씨, 알고 싶다면 내가 알려줄게.”

구승훈의 목울대가 일렁거리더니 한참 후 대답했다.

“좋아.”

그녀는 구승훈에게 어린 시절에 대해 말하는 것이 옳은 건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그가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정말 괴로웠다.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한 발짝 물러서기로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11월이 되고 식어버린 날씨와 함께 강하리의 배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헐렁한 니트는 그녀의 온몸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감싸주면서도 그녀의 아우라를 감추지 못했다.

강하리가 주위 사람들과 낮게 웃고 떠들며 외교부 밖으로 나오는데 밖으로 나오는 순간 누군가 그녀의 어깨에 코트를 씌워주었고 강하리는 습관적으로 노진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그녀의 걸음이 멈췄다.

옷에서 그녀에게 너무도 익숙한 냄새가 났다.

강하리가 뒤를 돌아보니 구승훈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뒤에 서 있었다.

강하리는 그가 무척 야윈 것을 발견했고 강하리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옆에 있던 동료들이 서둘러 말을 전했다.

“하리 씨, 그럼 우린 먼저 가볼게요.”

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일은 전화로 연락드릴게요.”

일행이 가고 강하리가 입을 열었다.

“언제 왔어?”

구승훈은 웃으며 그녀를 곧장 품으로 끌어안았다.

“오후에 왔는데 강하리 씨 한번 만나기 힘드네.”

주위에 오가는 사람들 전부 외교부 동료들이었기에 강하리는 다소 어색하게 그를 밀어냈지만 구승훈은 놓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강하리는 문득 후회되었다. 이 남자는 늘 그렇듯 뻔뻔하게 선을 넘는데 도가 터 있었다.

“이거 놔.”

하지만 구승훈은 그녀를 곧장 차 안으로 끌어당겼고 차에 탄 그는 그녀가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은 채 키스를 퍼부었다.

뜨겁고 거친 키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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