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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게다가 병원에 가서 확인해 봤더니 임신 검사 기록도 없고 오히려 임신이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어. 네가 괜히 의심하는 거야. 생각해 봐, 구승훈이 그렇게 신경을 많이 쓰는데 정말 임신했다면 이렇게 며칠을 혼자 이쪽에 두고 갔겠어?”

문연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승훈 오빠가 신경 쓴다니 무슨 말이야? 승훈 오빠는 그냥 데리고 노는 거야.”

염진숙은 웃었다.

“그래그래, 네 승훈 오빠가 구씨 가문 어르신이랑 등을 돌리고 자기 부하 보내서 곁을 지킬 만큼 데리고 노는가 보다.”

문연진은 염진숙의 말에 짜증이 났고 속이 터질 것 같았다.

“그만 좀 할 수 없어? 임신한 거 보라고 부른 거잖아!”

염진숙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봤을 땐 임신한 것 같지 않은데.”

“그러면 왜 하이힐을 안 신어? 화장은 왜 안 해? 이런 큰 행사에 화장을 하나도 안 했잖아!”

“힐을 신지 않아도 충분히 키가 크고 화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니까.”

문연진의 얼굴이 시퍼렇게 변했다.

“엄마는 도대체 누구 편이야?”

염진숙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문연진은 화가 나서 시선을 홱 돌렸다.

‘강하리, 임신한 게 아니어야 할 거야. 정말 임신했다면 내가 가만 안 둘 거니까!’

염진숙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정해, 네 승훈 오빠가 알면 널 가만히 안 둘 거야.”

강하리는 호텔로 돌아와 문을 닫은 뒤 온몸에 힘이 풀려 소파에 주저앉았다.

조금 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했던 그녀가 사실은 얼마나 당황했는지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

그 순간, 떠밀려서 유산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이 아이까지 잃으면 정말 더 이상 살아갈 용기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하리는 소파에 앉아 뼈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구승훈의 전화가 걸려 왔다.

강하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전화를 받았다.

“하리야, 겁내지 마.”

저쪽에서 들려온 구승훈의 목소리에 문득 강하리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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