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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미안하다.”

한 마디가 구승훈의 입에서 힘겹게 흘러나왔다.

“뭐, 됐어요. 다 지나간 일인걸요. 송유라가 그렇게 중요하면 걔랑 잘 지내요. 두 사람 다내 주위에 더이상 보이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

송유라 얘기에 구승훈의 얼굴이 다시 구겨졌다.

이렇게 나를 혐오했던 건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송유라는 왜 여기서 나오고?

내가 언제 송유라와 지내겠다고 했나?

돌아서서 갈 길을 가려고 하는 강하리의 팔목을 붙잡았다.

“또 왜요?”

강하리가 의아한 눈길을 보내왔다.

“조금이라도 만회할 기회를 줘. 연락 씹는 일 같은 거, 앞으로 절대 없을 거야. 네 전화는 자다가도 받을께.”

“만회할 기회라고 했나요?”

강하리가 픽 웃었다.

“뭐든 말만 해. 다 들어줄게.”

“송유라가 나한테 했던 짓들, 그대로 돌려줘요.”

“…….”

구승훈이 뚝 멈췄다.

강하리의 팔목을 잡은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갔다.

얼마나 지났을까, 구승훈이 겨우 입을 뗐다.

“유라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우리 둘 사이.”

“아, 그래요?”

강하리가 냉소를 지으며 팔목을 빼냈다.

“그럼 내일 계약 해지 깔끔하게 끝내는 걸로 해요. 그 정도는 들어줄 수 있죠?”

한 마디를 남기고, 강하리는 뒤도 안 돌아보고 들어가 버렸다.

구승훈이 그 자리에 굳어졌다.

참 달래기 힘들다, 강하리.

……

초인종을 누르자 우다다 달려나오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여는 손연지.

“구승훈이 아직 밖에 있어!”

살 떨리는 듯한 손연지의 말투에, 강하리는 별 흥미가 없단 듯 신발을 벗고 들어섰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와, 주방에 들어가 고소한 냄새가 풍겨나오는 밥솥을 열었다.

전복죽이었다.

강하리는 죽 한 그릇을 떠서 식탁 앞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하리야, 괜찮아?”

맞은 편에 앉은 손연지가 걱정스런 말투로 물었다.

“응.”

“구승훈이랑 얘기 다 나눴고?”

“내일 계약 해지 서류 확인하러 가. 그거 가져오면 우리 둘은 영영 끝인 거고.”

“손해배상으로 받는 건 없고?”

손연지가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그냥 끝내면 안 되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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