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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말을 마친 강하리는 그대로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심준호가 구승훈의 휴대폰을 힐끗 바라보고는 일어나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정말 잡고 싶으면 주위를 깨끗하게 잘 정돈하고 다시 오든가.”

구승훈이 담배 한 대를 꺼내들었다.

“네가 가로막지만 않으면 돼.”

심준호가 웃음을 터트렸다.

“강 부장이 싱글로 컴백하면 가로막는 게 나뿐이 아닐 텐데.”

그 말을 남기고 심준호도 서류 가방을 들고 나가버렸다.

수박 겉 핥기.

지금 구승훈이 하는 짓거리가 딱 그랬다.

강하리를 붙잡는 태도부터가 영 글러먹었다.

큰 상처를 입은 여인에게, 가지 말라고 우악스럽게 붙잡기만 하는 게 통할 리가.

하지만 귀띔해줄 생각은 없었다.

스스로 깨우치지 않으면 누가 말하든 소 귀에 경 읽기인 것들이 있으니까.

……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구승훈이 받지 않자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다.

액정에 뜬 “송”자를 보며 구승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잠시 뒤,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이번에는 받았다.

“응, 유라야. 무슨 일이야?”

“오빠, 나 이마가 너무 아파요.”

구슬프게 지저귀는 듯한 송유라의 목소리.

느닷없이 강하리가 생각났다.

꿈 속에서마저 아프다고 중얼거리던.

자면서까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던.

그리고, 그날 이후로 아프단 소리 한 번 없던.

“진통제 먹었어?”

욱하고 치미는 뭔가를 가까스로 누르며, 구승훈이 애써 평온한 말투를 지어냈다.

“먹었는데 효과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한참동안 말이 없어진 구승훈.

던지듯 한 마디를 뱉었다.

“의사 선생님을 찾는 게 날 찾는 것보다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

“……오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구승훈은 강하리가 사용했던 물컵을 집어들고 손가락으로 가장자리를 가볍게 문질렀다.

“용하다는 의사 찾아 놨으니까 이마에 흉터 안 남을 거야. 걱정 마.”

“와서 나랑 같이 있어줘요, 오빠!”

구승훈이 희미하게 웃었다.

“유라야, 너도 이제 새로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어? 나만 싸고돌지 말고.”

“……뭐, 뭘 새로 시작해요?”

핸드폰 너머 송유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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