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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그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언제든 강 부장님을 영입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요.”

정주현이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그렇다면 저야 고맙죠.”

그렇게 몇 술 뜨지도 않은 저녁 식사 자리가 끝났다.

주해찬이 정주현을 호텔에 데려다준 후, 차 안.

“요즘 좀 어때? 구승훈이랑은…….”

강하리가 잠시 침묵에 빠졌다.

솔직히 구승훈 얘기는 하고싶지 않았다.

정작 떠날 때가 되니 왠지 가슴이 답답해났다.

좋든 나쁘든, 너무 깊숙히 새겨진 기억들 때문일까.

“잘 끝나가는 중이에요. 그나저나 선배.”

강하리가 급히 말을 돌렸다.

“박 교수님께 일 좀 더 달라고 부탁해 줄래요?”

“걱정 마. 내가 교수님께 잘 말씀드려 둘 테니까.”

운전대를 돌리던 주해찬이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말을 이었다.

“사실 나는 네가 통역실에 올인했으면 하거든. 정식 입문이 잘 돼야 일거리도 많아질 거니까. 교수님 곧 퇴직하실 건데, 네가 사업 이어받길 바라고 계셔.”

올인하기 싫은 게 아니었다.

하지만 구승훈의 지원이 없어지면, 통역실 하나로는 엄마 약값도 모자랐다.

송유라와의 소송 비용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심준호가 도와주겠다고 해서 넙적 공짜로 받아먹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부족하네요. 돈 벌어야 해서요.”

주해찬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도와줄게, 가 입가에서 맴돌았지만, 결국 입 밖에 나오진 못했다.

강하리에게 급급히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그녀의 주위에, 그녀의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들고 싶었다.

손연지네 아파트단지 앞에 도착하자 주해찬이 차를 세웠다.

“하리야, 통역실 전담 말인데.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흔한 기회도 아니고, 박 교수님께서 여러 번 꺼낸 얘기기도 해.”

강하리가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차에서 내렸다.

그때 마침 손연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언제 와? 나 자금 맛있는 거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얼른 와서 먹어. 아참, 과식은 안돼?”

강하리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알았어. 곧 도착해.”

“맞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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