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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전 후회되는 일은 안 하거든요.”

강하리의 결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구승훈은 더 말 없이 강하리를 보고만 있다가, 강하리가 영양제를 다 맞은 후 그녀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죽도 먹고 영양제도 맞은 터라, 강하리는 힘이 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구승훈이 안아들려고 할 때 단 칼에 거절해 버렸다.

돌아온 건 구승훈의 냉소.

응급실을 나온 후, 구승훈이 지나치듯 한 마디 던졌다.

“일단 집으로 가. 이 몸으로 밖에서 쓰러졌다가 나 탓하지 말고.”

또 시작이다. 물고 늘어지기.

이젠 웃기지도 않았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강하리는 짤막한 한 마디를 남기고, 뒤도 안 돌아보고 택시 잡으러 가 버렸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구승훈은 고구마 백 개를 먹은 기분이 들었다.

젠장, 거름밭 돌멩이처럼 고약하고 딱딱한 여자 같으니라고.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자괴감까지 들었다.

미간 팍 찌푸린 채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제야 옆 시트 위에 놔둔, 곱게 포장된 선물꾸러미가 보였다.

내가 미쳤지. 저런 여자한테 잘 보이겠다고 선물을 다 사고.

구승훈은 거칠게 선물꾸러미를 콘솔박스에 던져넣고는 시동을 걸어 떠났다.

같은 시각, 강하리는 길가에 오도카니 서 있었다.

기분이 착잡했다.

후련한 느낌도 있었다. 다신 그 남자와 송유라와 엮일 일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말 못할, 다른 무언가도 있었다.

그게 뭔지 확인하기도 전, 손연지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리야, 어떻게 됐어?”

손연지의 조심스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검진을 받을 때 강하리가 먹었던 약 성분이 모두 검출된 터였다.

손연지는 강하리에게 약을 준 게 자신이란 걸 구승훈이 알게 될까 조마조마했다.

화가 나면 구승훈에게 대들기도 하는 그녀지만.

그렇다고 구승훈이 무섭지 않다는 건 아니었다.

“잘 마무리되어 가는 중이야.”

강하리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자 핸드폰 너머, 손연지의 눈이 반짝 빛났다.

“진짜? 계약 해지하기로 한 거야?”

“응.”

손연지가 기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너무 잘됐다! 이따가 축하 파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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