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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강하리는 무어라 답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구승재도 그녀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 줄 아니 삐딱하게 들리진 않았다. 구승훈이 수호신처럼 송유라를 감싸고 도는데 내려놓지 않으면 또 어떡하겠나.

하지만 마음속으로 달갑지는 않았다. 서류봉투의 끄트머리를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러고는 그 대화를 이어나가지 않았다.

식사만 간단히 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왔는데, 때를 맞춰 휴대폰이 울렸다.

“올라와.”

구승훈의 서늘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제자리에서 몇 초 못 박혔다가 돌아서서 올라가는 계단을 탔다.

대표 사무실에 들어가니 구승훈은 창가에 서서 창밖을 보고 있었다.

저런 뒷모습이면 얼굴색은 보나 마나 가라앉아 있겠지.

강하리는 그가 기분이 안 좋음을 감지했다.

“대표님, 부르셨어요.”

구승훈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짙은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봤다.

“식사 끝났어?”

“네.”

담담한 표정으로 그는 강하리의 앞으로 걸어와 얇은 입술을 열었다.

“그럼 얘기해 봐. 밥 먹는 것 외에 또 뭘 했는지.”

강하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죄송한데, 무슨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구승재랑 밥만 먹었는데 뭐가 더 있어야 하는가.

“진짜 모르겠어? 그럼 이거, 설명해 봐.”

구승훈은 서류 몇 장을 그녀한테 툭 던졌다.

살펴보니 무슨 카톡 대화 기록을 캡처한 것이었는데 그녀의 프로필 사진과 아이디로 누가 파파라치한테 송유라가 그녀를 유산하게끔 만들었다는 과정을 폭로한 제보 내용이었다.

아주 잠깐 어리둥절하였다가 금세 머리가 지끈지끈해지는 것만 같았다.

한참 후에야 눈을 들어 구승훈을 바라보며 강하리는 물었다.

“그럼 대표님은 이게 제가 한 짓이라는 거죠?”

“강 부장 아니야?”

매우 당연하다는 듯 그는 되물었다.

눈앞에 남자를 조금 넋이 간 채로 쳐다봤다. 그리고 잠시 뒤엔 픽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맞아요, 내가 한 거. 이렇게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했어요. 송유라가 내 배 속의 아이를 해쳤는데 난 그 여자가 한 짓 폭로하면 안 돼요? 왜 안되는데요?”

“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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