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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구승훈은 그녀의 대답을 들고서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결국 아무 말도 더하지 않고 강하리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앞으로 이런 일 생기면 송유라한테 대들지 말고 직접 날 찾아 와.”

강하리는 묻고 싶었다.

‘내가 당신을 찾아오면 당신이 날 도와줄 건가요?’

하지만 이 말을 입 밖으로 뱉을 수가 없었다.

어떤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 좋았다.

“알겠어요.”

그녀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구승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 봐. 너무 무리하지 말고.”

말을 마친 뒤 그는 멈칫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에는 집에 돌아가서 밥 못 먹어.”

강하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첫사랑을 위로하러 간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미 익숙해졌기에 그녀는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뒤 사무실을 나갔다.

밖에 있는 비서에게 말을 전한 뒤 그는 다시 업무를 보러 떠났다.

퇴근 후 강하리는 바로 정서원의 병원으로 향했다. 한동안 가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서원은 여전히 병실 침대에 아주 조용하게 누워 있었다.

강하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순간적으로 어디서부터 말해야 좋을지 몰랐다.

결국 그녀는 침대 옆에 조용히 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입을 열었다.

“엄마, 빨리 일어나면 안 돼요?”

간호사는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빨개졌다.

사실 의사가 이미 깨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환자의 가족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이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

“하리 씨 그동안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자기 몸부터 잘 챙겨야 해요.”

강하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말을 마친 뒤 그녀는 멈칫했다.

“최근에 강찬수가 다녀간 적이 있나요?”

지난번 병원으로 강찬수가 그녀를 찾아온 이후로 구승훈은 그녀에게 대신 강찬수를 상대해 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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