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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더 세게 물어.”

픽 웃으며 내뱉은 구승훈의 한마디에 강하리는 점점 더 세게 깨물었다. 두 사람은 기 싸움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갑자기 불어닥친 사나운 비바람이 멎듯, 강하리가 겨우 진정되고 나서야 구승훈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남자의 옷차림은 여전히 깔끔하고 옷깃조차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는 창가에 기대 담배에 불을 붙여 물고 깊숙하게 연기를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뿜었다.

“아이 일은 내가 제대로 조사해 볼 거야. 네가 진실이 알고 싶다면 진실을 밝혀 줄게. 하지만 송유라와 관계된 일이라면 여전히 널 도와줄 수 없어.”

침대에 누워있던 강하리는 자신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은 구승훈의 말에 쓴웃음을 삼켰다.

그녀는 이불을 그러쥐고 이 남자로 인해 출렁거리는 감정을 추스르려고 애썼지만 마음이 꽁꽁 얼어붙기라도 한 것처럼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입술을 꽉 깨문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이불을 끌어 올려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연말이 다가오자, 갑자기 크고 작은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며 구승훈은 바삐 돌아치기 시작했다. 아이 일에 대해 강하리는 다시 묻지 않았고 더 이상 그와 실랑이를 벌이지도 않았다.

그가 진실을 밝혀주겠다고 했으니 그녀는 그가 말하는 진실을 기다리기만 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이렇게 막연하게 구승훈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어떤 일은 여전히 직접 알아보고 싶었던 강하리는 그 팬의 가족에게 연락도 시도해 보고 팬카페에서 실마리라도 찾아보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아쉽게도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결국 고민 끝에 구승재에게 연락했다. 그가 자신을 도와줄지 말지는 미지수지만 지금 강하리가 떠올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만났던 사람 중에 유일하게 그녀에게 폐를 끼치지 않은 사람이기도 했다.

구승재와의 약속 시간이 거의 다가오자 강하리는 휴대폰을 한번 들여다보고는 안예서에게 업무를 지시한 뒤 빌딩을 내려갔다.

공교롭게도 일 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송유라와 마주쳤다. 저번에 만났을 때와는 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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