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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가고 싶지 않아요.”

강하리는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커피를 휘저었다. 그녀는 구승훈의 생일 축하연에 일말의 관심조차 없었다.

가서 뭐 하는데? 구승훈과 송유라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지켜봐야 한단 말인가. 아니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두 사람이 사랑의 결실을 맺는 걸 축복해 줘야 한단 말인가.

구승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카페에 걸려있는 TV에서 연예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구씨 가문 수장이 다시 한번 첫사랑과 함께 행사에 참석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커플 옷을 입고 달콤한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요. 아마도 기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요?]

눈을 치켜뜬 강하리는 마침 TV에서 나오는 사진이 시야에 들어왔다. 사진 속, 송유라는 검정 피시 테일 드레스를 입고 검정 슈트를 차려입은 구승훈의 곁에 나란히 서있었다.

한 사람은 고개를 쳐들고 한 사람은 시선을 아래로, 확실히 뉴스에서 말하는 것처럼 꿀이 떨어질 듯한 눈빛으로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강하리는 언뜻 보고는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그 모습에 승재는 눈살을 찌푸렸다.

“강 부장님, 형은 아니...”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강하리는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상관없어요, 승재 씨. 저에게 해명하지 않아도 돼요. 전 지금 오직 아이 일만 생각하고 있어요.”

입만 달싹이던 구승재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강하리는 커피를 다 마시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승재 씨, 그일 꼭 좀 부탁드려요. 전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날게요.”

승재가 작별 인사를 하기도 전에 강하리는 이미 자리를 떠났다. 강하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형이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

회사로 돌아온 강하리는 사무실에서 한 무리의 어린 여자들이 한창 토론하는 소리를 들었다. 강하리는 단번에 구승훈의 약혼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다.

쓴웃음을 삼킨 그녀는 그제야 모두가 그 사실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안예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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