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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미간을 잔뜩 찌푸린 강하리는 구승재가 자신을 어디로 데리고 가려는지 알 것 같았다.

“승재 씨, 전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러자 구승재는 눈썹을 찡그렸다.

“연회에 가려는 게 아니에요, 강 부장님. 그냥 킹스 클럽에 놀러 가는 거라고요. 진짜예요.”

강하리는 구승재가 대체 무슨 의도로 찾아왔는지 몰랐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흥미도 없었고, 놀러 갈 기분도 아니었다. 강하리의 이런 모습을 본 구승재는 마음이 답답해졌다.

“강 부장님, 내가 강 부장님을 해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날 한 번만 믿어봐요, 네?”

강하리는 자신을 설득하는 구승재를 보고 결국 동의했다. 구승재야말로 지금까지 그녀를 제일 잘 챙겨준 사람이었다.

강하리는 간단히 화장하고 치마로 갈아입었다. 그저 심플한 옷차림이었지만, 구승재는 넋 놓고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혀를 찼다.

강하리 같은 여자를 옆에 두고도 형은 어떻게 송유라를 바라볼 수 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송유라보다 몇 배는 더 예뻤다.

“가요.”

깊은숨을 들이마신 강하리는 그를 따라갔다. 구승재는 정말로 그녀를 데리고 킹스 클럽으로 갔다.

그러나 룸 문을 열던 강하리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연회장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전부 이 룸 안에 있었다. 구승훈과 그의 어중이떠중이 친구들도 말이다.

강하리를 본 구승훈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손에 담배를 들고 있었는데 기분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특히 강하리를 보았을 땐 순간 얼굴에 싸늘한 냉소가 번졌다.

“강 부장이 여긴 왜 왔어?”

남자는 무심한 태도로 물었다.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야유가 섞여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 안주인 같은 자태로 앉아있던 송유라도 강하리를 보자 안색이 싹 변했다.

구승재는 강하리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강 부장님, 미안해요. 나도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형이 어젯밤 갑자기 생일 축하연을 취소한다고 통보했거든요. 그리고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아 보였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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