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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차에서 기다려.”

강하리는 아무 말 없이 바로 차에 탔다. 구승훈은 코트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송유라에게 건넸지만, 그녀는 받으려 하지 않았다.

한숨을 토해 낸 구승훈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직접 송유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차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하리는 씁쓸하게 웃었다.

오늘 여기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강하리는 고개를 떨구고 더는 차창 밖을 쳐다보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구승훈은 드디어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그는 강하리를 흘끗 쳐다보더니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강 부장 진짜 점점 대단해져 가네.”

강하리는 그가 자신이 그의 앞에서 노민우 쪽으로 걸어간 것을 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해 딱히 설명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그땐 확실히 구승훈 옆에 앉기 싫었을 뿐이다.

시선을 아래로 한 강하리는 그 문제로 더 논쟁하지 않고 얼른 말머리를 돌렸다.

“저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

순간 구승훈의 눈살이 잔뜩 찌그러졌다.

“왜? 억울해?”

강하리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구승훈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아파트로 돌아온 구승훈은 케이크도 없는 텅 빈 식탁을 보고 차갑게 웃었다.

“강 부장, 올해는 밥 차릴 생각도 없나 봐?”

강하리도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차려도 안 드실 거잖아요.”

눈을 가늘게 뜬 구승훈은 한참 조용히 있다가 다시 말했다.

“가서 국수 한 그릇 끓여줘.”

말을 마친 그는 옷을 벗으며 욕실로 향했다. 제 자리에 서서 한참 고민하던 강하리는 결국 주방으로 걸어갔다.

국수를 다 삶자 구승훈도 욕실에서 나왔다. 식탁 위에 놓인 그릇을 보니 이번에도 강하리가 매해 그에게 해주었던 잔치국수였다.

구승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안색이 드디어 밝아졌다. 그는 천천히 걸어와 식탁 앞에 앉아 잔치국수를 먹었다.

한편 강하리는 돌아서서 욕실로 향했다. 다 씻고 나오자 구승훈은 이미 침실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창문 앞에 서서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강하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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