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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다음 날 아침 강하리가 눈을 떴을 때 구승훈은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채로 침대 옆에 서서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피곤하면 하루 쉬어도 돼.”

어젯밤 구승훈은 강하리를 거칠게 몰아붙였고 그녀는 새벽이 되어서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강하리는 고개를 저으며 바로 일어나 앉았다. 회사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쉴 수가 없었다.

구승훈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럼 나랑 같이 갈래?”

그러나 강하리는 재차 거절했다.

“괜찮아요. 전 버스 타고 갈게요.”

하지만 구승훈은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한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문 옆에 기대서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를 흘끗 쳐다본 강하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옷을 갈아입으려던 찰나 무언가 떠오른 듯 손가락을 움찔하더니 서랍에서 작은 박스 하나를 꺼냈다.

그 안에는 얼마 전 그녀가 안전을 지켜달라고 기원하며 받았던 염주가 들어 있었다.

사실 구승훈의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지만, 어제 그가 물을 때 갑자기 그 슈트가 생각나더니 이내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구승훈에게 또다시 마음을 주었다가 무참히 짓밟히는 짓은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그에게 이런 선물 따위는 필요하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강하리는 고개를 떨구고 그 박스를 다시 서랍 속 깊숙이 집어넣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구승훈은 여전히 문 앞에 서있었다. 강하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

“대표님, 그 일은 어떻게 됐어요?”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진 구승훈은 잠시 침묵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강 부장은 진실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강하리는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적어도 저한테는 아주 중요해요.”

구승훈은 어두운 안색으로 한참을 있다가 다시 말했다.

“그 일은 확실히 누군가 계획적으로 한 게 맞아.”

입술을 굳게 다문 강하리는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몸 옆에 떨어뜨린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 입술을 바르르 떨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송유라예요?”

구승훈은 강하리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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