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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렇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장서연의 말이 80퍼센트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하리는 깊은 한숨을 쉬며 웃었다.

“알겠어.”

전화를 끊은 뒤 강하리는 아일랜드 식탁 앞에 앉았다.

연성시의 올해 첫눈이 언제 내렸는지 알 수 없었다. 강하리는 창밖에서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머릿속이 흐리멍덩해졌다.

구승훈이 정말로 알고 있었는지 생각하고 있었더라?

하지만 마음속에서 또 다른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그가 몰랐다면? 그가 몰랐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그가 그녀를 도와줄까?

그녀를 도와 그의 첫사랑이 그와 그녀의 아이를 죽였다는 증거를 찾아줄까?

사실 그녀는 구승훈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손가락은 그의 이름에서 오랫동안 꼼짝하지 못한 채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용기도 없었고 자신감도 없었다.

그녀는 구승훈이 오늘 밤 돌아오는지 안 오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집스럽게 이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일분일초가 흐르고 있었다. 창밖에서 내리는 눈은 이미 얇게 바닥을 한층 덮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마침내 아파트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희미한 빛 속에서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여전히 멋있고 준수한 외모였다. 살짝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 위에 눈송이 몇 개가 떨어져 있었다. 늦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그의 검은색 코트를 감싸고 있었다.

“왔어요?”

강하리는 아주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구승훈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다가갔고 그제야 강하리가 아직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여전히 낮에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조명도 켜지 않은 채 코트만 벗어 놓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왜 안 자고 있어?”

그는 다가와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문질렀다.

어두운 불빛 속에서도 그녀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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