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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그러나 그는 여전히 강하리에게 연락처를 남겨주었다.

“기회가 되면 자주 연락해요. 승훈이 신경 쓰지 말고.”

강하리는 심준호의 번호를 받아적었고 심준호는 웃는 얼굴로 구승훈을 쳐다보았다.

한편,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던 구승훈은 끝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

심준호가 떠난 뒤에도 구승훈은 카페를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 앞에는 따뜻한 물 한 잔이 놓여있었다. 그는 예술품을 다루듯이 유리컵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대표님, 안 가요?”

그녀의 말에 그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입을 열었다.

“왜? 심준호가 가면 우리도 가야 하는 거야?”

그의 말투에서 그녀는 그가 기분이 안 좋아졌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아마도 자신이 심준호의 전화번호를 받아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대인관계가 있지 않는가?

“가고 싶지 않으면 여기 좀 더 있어요.”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갑자기 그가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준호 같은 스타일 좋아해?”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그의 시선을 피해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밖에서 한 쌍의 커플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여자가 꽃다발을 안고 있었다.

귓가에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문뜩 곧 크리스마스라는 것이 떠올랐다.

그 말은 곧 있으면 구승훈의 생일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니요, 심준호 씨는 내 스타일 아니에요.”

“그럼, 강 부장은 어떤 스타일 좋아하는데? 당신이 짝사랑하는 그 남자는 어떤 스타일인 거야?”

그녀는 맞은편의 남자를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자신에게 마음이 없는 사람을 이미 충분히 좋아할 만큼 좋아했었다. 다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준다면 그녀는 아마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

구승훈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대답이 이래?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다 좋다는 얘기인가?”

“그렇게까지는 못하죠. 하지만 날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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