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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샤워요.”

그녀가 한마디 툭 내뱉고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로 들어온 후,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동안 사실 그 아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많이 애를 썼다. 그러나 기억은 끌어안고 있을수록 그녀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오늘 밤, 그 남자가 또다시 그녀의 상처를 끄집어냈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에 그녀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뜨거운 물이 샤워부스에서 흘러내렸고 그녀는 뜨거운 물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자신의 몸을 감쌌다.

이렇게 해야만 마음의 고통이 조금 풀리는 것만 같았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가슴이 찢어지지만 그녀는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울었다. 구승훈에 대한 그녀의 사랑도 그렇다.

처음에는 뜨겁고 강렬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하루하루 반복되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 사랑도 소리 없이 다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잠시 후,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은 그녀는 타올을 잡아당겨 몸에 둘렀다.

욕실을 나가니 그가 담배를 손에 쥔 채 창가에 서 있었다.

그녀를 발견한 그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욕실로 들어가 드라이기를 가지고 나왔다.

“이리 와.”

그녀는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고 그 모습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리 오라고. 내 말 안 들려?”

강하리는 앞으로 다가가 드라이기를 잡았다.

“내가 할게요.”

그러나 그는 손을 놓지 않았고 그녀를 자기 앞에 있는 의자에 앉혔다.

따뜻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그의 손이 지나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잠시 후, 머리를 다 말리고 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

“강하리, 이제 다시 그런 말 하지 마. 나 그런 말 듣기 싫어.”

“내가 틀린 말 했어요? 사실이잖아요. 승훈 씨는 내가 승훈 씨한테 다른 걸 원하기를 바라는 거예요?”

차갑게 말하는 그녀를 그는 힐끗 쳐다보았다.

“그럼 내가 한 말 사실이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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