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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강하리는 택시 요금을 지불하고 차에서 내렸다.

정서원이 입원해 있는 병원.

금방 호텔에서 나온 후 강하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여기로 왔다. 병원 앞에 도착했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병원에는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혹시라도 그녀를 알아보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덜컥 겁이 났다.

병상에 누워있는 정서원까지 자신 때문에 체면이 깎일 것 같았다.

강하리는 자신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고 불륜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두려웠다.

도피라도 하듯 문 앞에 서서 더는 안으로 한 발도 내딛지 않았다.

하늘에서는 계속 비가 쏟아져 내리고 가을밤의 차가운 바람이 차디찬 빗방울에 섞여 그녀의 몸을 적셨다.

추운가?

물론 춥겠지.

하지만 강하리는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문 앞에 서서 고개를 쳐들고 정서원이 있는 층을 바라보았다. 머리는 비에 젖어버리고 희고 깨끗한 얼굴에 빗물이 흘러 내려와 그녀의 아름답고 섬세한 얼굴은 몹시 차분해 보였다. 오직 맑은 두 눈만이 끝없는 슬픔과 처량함으로 얼룩져 있었다.

바로 노민우가 병원에서 나왔을 때 본 한 장면이었다.

여자는 측면으로 그곳에 서있었고 빗방울이 불빛과 어우러져 떨어져 내리자, 그녀는 더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 화려한 옷차림의 그녀는 비를 흠뻑 맞았지만 아름다움이 조금도 가시지 않았다. 오히려 처량하게 아름다웠다.

노민우는 자기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들 무리는 노는 게 지나칠 정도였고 안현우가 강하리에게 품은 욕망은 아주 노골적이었다.

노민우도 예전에는 강하리에게 환상을 품은 적이 있었다.

전에 진실게임을 할 때도 만약 구승훈만 그 자리에 없었다면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도 남았을 테지만 결국 구승훈의 여자를 자신이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런 강하리를 보니 그의 마음속에는 자기도 모르게 안타까움이 피어올랐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일들을 그는 낱낱이 보았다.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는 건 분명 누군가 뒤에서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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