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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강하리도 더 이상 묻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그 질문을 한 것을 금세 후회했다.

구승훈이 정말 송유라와 잤다고 해도 그녀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자신의 불편함을 조금 더 찾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강하리는 눈을 내리깔고 소파에 앉아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물었다.

“대표님도 오늘 일에 대해 알고 있나요?”

구승훈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알아.”

“그럼 저를 도와 진상 규명을 하실 건가요?”

구승훈은 담배를 한 모금 빨며 말했다.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누군가가 오늘 일을 사주한 거죠?”

강하리가 그를 응시하며 물어오자 구승훈은 부인하지 않았다.

“장서연이야.”

“장서연한테 이 정도 힘이 있다고요?”

강하리는 미간을 심하게 찌푸렸다. 만약 정말 그랬다면 애초에 학교 동창 단톡방에서만 그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강 부장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지?”

“대표님은 송유라 씨가 더 의심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구승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강 부장, 증거는 있어?”

강하리는 입꼬리가 굳어졌다. 증거는 없지만 바보가 아니라면 송유라가 한 짓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 여자만이 가장 큰 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장서연은 없을 것 같아? 회사에서 그 난리를 쳤는데 원한을 품지 않았을 것 같아?”

강하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도 구승훈이 송유라를 감쌀 거라는 걸 예상했지만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그럼 대표님이 말해봐요.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할 건지? 여전히 전처럼 할 거예요? 간호사가 말했다고 간호사를 해고하고, 장서연이 말했다고 장서연을 해고하고, 지금은요? 이제 누구를 해고할 건가요? 인터넷에 많은 네티즌들은, 그 사람들 입은 또 어떻게 막을 건데요?”

구승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강하리, 내가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잖아, 못 알아들어?”

강하리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를 바라보니 화가 치밀었다.

분명 오늘 강하리를 바람맞힌 사람은 구승훈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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