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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강하리는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정신을 차린 강하리는 담담하게 자리에 앉아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들을 입에 넣기 시작했다.

입맛은 없었지만 직접 힘들게 차린 것들이니 다 버리기에도 아까웠다.

이미 먹을 대로 많이 욱여넣은 강하리는 남은 음식들을 들어 쓰레기통에 옮겨 담았다.

남은 음식들을 봉투에 잘 담은 강하리는 음식물 봉투를 들고 1층으로 내려가 길고양이와 길강아지들이 자주 들락날락하는 길목에 갖다 놓았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강하리는 간단하게 샤워를 마친 뒤, 내일 있을 동창회의 주소를 구승훈에게 보내주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오후, 손연지가 갑자기 집으로 찾아왔다.

“아, 진짜 짜증 나네!”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강하리가 표정을 굳힌 채 물었다.

“왜 그래?”

“장서연 저 망할 년이 진짜, 학교 단톡방에 뭐라고 올렸는지 알아? 네가 누구 내연녀 노릇이나 하고 다닌다고 떠드는데 내가 진짜 열이 뻗쳐서!”

손연지의 말에 강하리가 가늘게 실눈을 떴다.

학교 단톡방 알림은 이미 끄고 산 지 오래라 전혀 신경 쓰고 있지도 않았다. 장서연이 그 단톡방에서 그런 불여우 같은 짓을 하고 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

급하게 휴대폰을 집어 들어 학교 단톡방을 확인해본 강하리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갔다. 이미 모두가 장서연의 말에 놀아났는지 단톡방에 있는 모두가 강하리에 대한 유언비어들을 퍼뜨리고 있었다.

“그런 거 보지 마.”

손연지가 급하게 강하리의 손에 들려있던 휴대폰을 뺏어 들려 했다.

단톡방 내용은 정말 가관 그 자체였다. 본인이 아닌 손연지 마저 억울하고 화가 나 미칠 지경인데 강하리는 어떨까.

손연지의 그런 행동에도 강하리는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았다.

그녀의 표정은 흐려질 대로 흐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단톡방에서의 장서연의 모든 발언들을 일일이 캡처하고 있었다.

화면 캡처를 끝낸 강하리는 바로 휴대폰 다이얼 창으로 넘어가 112를 눌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강하리의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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