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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말을 꺼낸 강하리의 목소리는 조금 전과는 달리 온화하고 순했다.

어찌 보면 그 목소리 안에는 애절하고도 간절한 부탁이 담겨있기도 했다.

구승훈은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가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강하리의 눈을 마주치더니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강 부장은 내가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어?”

“사람들한테 제가 내연녀가 아니라고 얘기만 해주세요. 저 대신 해명만 좀 해주시면 안 될까요?”

온종일 신경 쓰지 않는 척 행동했지만, 신경이 안 쓰인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오해를 받고 괄시를 받아야 한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하는 기분은 생각보다 비참했다.

따뜻한 손길로 연고를 발라주는 눈앞의 남자에 강하리의 마음이 어느 정도 누그러든 것이다.

지금 강하리를 도와 이 모든 게 다 헛소리고 루머라고 얘기해줄 사람은 구승훈 뿐이었다.

강하리의 말에 연고를 발라주던 구승훈의 손길이 멈췄다.

강하리의 눈을 바라보던 구승훈이 물었다.

“강 부장 생각엔, 이렇게 하는 게 올바른 대처방법이라고 생각해?”

구승훈의 뼈가 있는 한마디에 강하리는 정신을 차렸다.

구승훈의 말처럼 이렇게 하는 게 옳은 방법은 아니었다.

구승훈이 대체 어떤 신분으로, 또 어떤 입장에서 강하리를 위해 진실을 밝혀줄 수 있을까?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그 둘은 스스로 자신들의 관계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둘의 사이를 인정해버리면 송유라는 어떻게 될까? 송유라를 내연녀로 만들어버려야 하나?

이건 구승훈이 원하지 않을 거다.

강하리가 체념한 듯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구승훈이 송유라를 포기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강하리를 도와줄 리가 없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주제넘게 행동했어요.”

잔뜩 주눅 든 강하리의 목소리에 구승훈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휴지를 뽑아 손에 묻은 연고를 닦아내며 말했다.

“장서연은 조만간 해고할 거야. 회사 내에서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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