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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강하리는 구승훈의 사무실 앞에서 심호흡 한번 하고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구승훈의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왔다.

“구 대표님, 부르셨나요?”

“강 부장은 일을 크게 만드는 사람이네.”

구승훈은 웃으며 말했다.

“일은 구 대표님이 크게 만드시는 것 같은데요. 제가 오늘 출근하는 걸 뻔히 아시면서 왜 인사팀을 시켜서 장서연 씨랑 얘기하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래서 이렇게 막 나가는 건가?”

강하리는 이해 안 되는 듯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했어야 하나요?”

구승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나를 찾아올 생각은 안 했나 봐?”

“구 대표님을 찾아오면, 저 대신 나서주시나요?”

송유라의 괴롭힘을 못 이기고 구승훈을 찾아갔을 때 그가 강하리에게 못하겠으면 나가라고 했던 그 말이 그녀는 지금도 잊히지 않았다.

구승훈은 그녀를 위해 나서지 않을 것이다. 송유라가 넘버원이고 그녀는 영원히 뒷전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사서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모든 걸 자신의 힘으로 해야 했다.

마치 강하리의 머릿속을 읽은 듯 구승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강 부장은 내가 미덥지 못한가 봐.”

강하리는 웃음이 나왔다.

‘우리 사이에 아직 믿음이 남아있을 리가 있나?’

그녀는 구승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대답했다.

“구 대표님을 못 믿는 게 아니라요. 제가 주제를 좀 알아서요.”

그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기분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표시였다.

“이리 와.”

구승훈이 낮게 으르렁거렸지만, 강하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서있었다.

“강하리.”

강하리는 낮게 한숨을 쉬고는 결국 다가갔다.

남자의 손아귀가 그녀의 허리를 낚아챘다.

“강하리, 지금 나 들으라고 하는 얘기인가? 경고하는데 자꾸 내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그는 강하리의 허리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아 몸이 뻣뻣해졌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더 이상 이 남자의 속을 긁었다가는 자신한테 무슨 짓이든 하리라는 것을. 아마 회사도 더 이상 다닐 수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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