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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한밤중에 강하리는 목이 말라 잠에서 깼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입안이 바싹바싹 말랐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옆자리를 더듬었지만, 옆에는 구승훈이 없었다.

‘승훈 씨 왔던 것 같은데. 또 나갔나.’

강하리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물 마시러 거실로 나갔다.

베란다에는 구승훈이 서있었다. 탄탄한 실루엣은 어두운 야경 속에서 더욱 외로워 보였다.

그가 기분이 좋지 않은 걸 강하리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의 기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송유라밖에 없으리라.

강하리는 주방에서 물을 한 잔 마시고 다시 침실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잠이 들려고 할 때 침실문이 열리고 구승훈이 들어왔다.

문 앞에 서있는 그의 모습은 어렴풋했지만, 그의 몸에서 나는 짙은 담배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깼어?”

그의 목소리에는 언짢음이 묻어있었다.

“네, 구 대표님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없다면 죄송한데 더 자고 싶어요.”

“강 부장은 자기가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가 봐?”

구승훈의 얼굴에는 냉소적인 비웃음이 가득했다.

강하리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 애써 기억을 떠올렸지만 구승훈이 술을 마시라고 강요한 것 외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죄송해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요.”

강하리는 짧게 대답하고 다시 돌아누웠지만 구승훈이 이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강하리가 뿌리치기도 전에 구승훈은 그녀의 몸에 올라탔다.

“기억 안 난다고?”

구승훈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았다.

“그러면 다시 기억나게 해주지.”

날카로운 이빨이 그녀의 보드라운 목덜미를 잘근잘근 물어왔다.

찌릿한 통증이 온몸을 타고 퍼졌다.

“미쳤어요? 뭐 하는 짓이에요!”

구승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래, 안 미치고서야.”

구승훈은 정말 자신이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았다.

강하리가 다시는 임신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순간 그의 가슴에는 불길이 타올랐다.

꺼지지도 않고 발산할 곳도 없었다.

임신할 수 없다니. 하지만 그에겐 한마디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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