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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송유라는 억울한 듯 뾰로통해서 말했다.

“다른 얘기는 안 했어요, 강 부장님께 오빠한테 선물할 옷 좀 같이 골라달라고 했는데 기분이 상하셨나 봐. 강 부장님은 내가 옷도 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

송유라의 두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강하리는 이런 송유라의 즉석 연기를 보고 내심 감탄하였다.

“유라 씨, 알면 됐어요. 다음부터 남의 남자 친구한테 함부로 옷 사주고 그러시지 않길 바라요.”

남자 친구라는 말을 듣고 송유라는 우는 것도 잊은 채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구승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구승훈은 의자에 기댄 채 부정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송유라는 분해서 쇼핑백을 구승훈에게 내팽개치고 울면서 뛰쳐나갔다.

구승훈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강하리만 응시하고 있었다.

“이제 만족해?”

구승훈은 냉소를 드리우며 물었다.

“연인관계로 발표해도 된다고 대표님이 그러지 않으셨나요?”

분명히 웃고 있었지만, 구승훈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그는 강하리의 옆으로 다가와서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매만졌다.

마치 맘에든 장난감을 보는듯했다.

“여자 친구라, 강 부장이 그렇게까지 얘기하는데 그러면 애인 사이에 하는 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저녁에 깨끗이 씻고 침대에서 기다려, 우리 재미를 좀 보자고. 응?”

말을 마치고 구승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문이 닫히고 조용해진 방안에는 강하리의 떨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이번 판은 내가 이겼나?’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진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눈물을 참는 두 눈은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가슴 아파할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닌가 그것도 이쁜 아이한테만 주는 건가, 송유라처럼.

거실로 나온 강하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차를 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는 구승훈의 비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장난감을 보는 듯한 그 눈빛. 여자 친구라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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