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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강하리는 줄곧 구승훈이 그 일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생각했다.

줄곧 그가 정말 조금도 그 아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초지종을 다 알아버린 지금...

강하리는 도저히 어떤 마음으로 구승훈을 대해야 할지 몰랐다.

구승훈이 무슨 생각으로 그 팬의 아버지한테 손을 댔는지도 감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이든.

강하리는 심란한 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아이가 유산된 것을 알고 마음이 아팠던 걸까?

그녀가 볼 수 없는 곳에서 그 아이가 유산된 것에 대해 슬퍼한 적이 있었을까?

강하리는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

구승훈이 병실에 돌아왔을 때 강하리는 침대에 멍하니 걸터앉아 있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다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는 곧장 달려가 강하리의 손에서 주삿바늘을 뽑았다.

"강하리! 무슨 생각하는 거야?”

강하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손에 어느새 혹이 하나 불룩하게 생긴 것을 발견했다.

아마 방금 그의 동작이 너무 요란스러워 주삿바늘이 빠진 것이다.

강하리는 바닥을 응시한 채 면봉으로 손을 꾹 눌렀다.

"고마워요.”

구승훈은 점점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하리, 너는 고맙다는 말이 얼마나 값어치가 없길래 입에 달고 사는 거야.”

강하리는 입꼬리를 들썩거리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구승훈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고는 돌아서서 간호사를 불렀다.

간호사는 그녀를 도와 다시 링거를 놓은 후에 나갔다.

구승훈은 옆 소파에 앉아 강하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그는 뜸 들이다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었어?”

강하리는 그제야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구승훈과 시선이 마주치자,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승훈 씨.”

구승훈은 깊은 인내심으로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팬분의 아버지에게 손찌검을하셨어요?”

구승훈은 눈을 슬며시 감고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맞아."

"왜요?"

강하리는 구승훈을 빤히 쳐다봤다.

"그 아이 신경도 안 쓰셨잖아요? 승훈 씨가 분명... 축복받지 않는 아이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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