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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그날 보경시에서 돌아왔을 때, 아파트 입구에서 강찬수를 마주치지 않아 다행으로 여겼었다.

하지만 강찬수가 병원에 달려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병실에 들어서자, 강하리는 굳은 얼굴로 물었다.

“또 무슨 일이세요.”

강찬수가 병실에 들어서자 오히려 조급해 하지 않았다.

그는 병실을 한 바퀴 빙 둘러보고는 혀를 내둘렀다.

"요즘 병실은 이렇게 고급이냐? 우리 딸 정말 대단하네.”

강하리는 그딴 헛소리를 듣기 싫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도대체 뭘 더 원하는 거죠? 당신이 원하는 돈은 이미 드렸잖아요!”

강찬수는 바보처럼 웃어댔다.

"왜, 이렇게 네 아비를 싫어해도 돼?”

"지금 대꾸도 하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요!”

"쯧쯧, 무슨 성깔이냐!"

강찬수는 투덜대다가 탁자 위에 구승훈이 올려놓은 담배를 보고는 주섬주섬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걱정하지 마, 이번에 내가 나쁜 일로 찾아온 게 아니야. 너도 이제 나이가 서른이다. 네 어미는 비록 반쯤 죽어가지만, 내가 네 아버지로서 네 평생의 큰일을 결정은 해줘야지. 내가 결혼 상대를 소개해 줄게.”

강찬수가 결혼 상대를 소개해 준다니, 강하리는 어이가 없어 차갑게 웃었다.

팔려 가는 건 아닐지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괜찮아요. 당분간 연애할 생각이 없어서요.”

강찬수는 투덜거렸다.

"하리야, 난 분명 경고했어. 나중에 내 탓 하지 마라. 내가 좋게 말할 때 내 말 듣는게 좋을 거야. 나를 또 그 반쯤 죽어가는 사람한테 손을 대게 강요하지 마!”

"당신, 도대체 무슨 짓 하려는 거예요?”

"별다른 생각은 없어. 네가 순순히 선을 보면 돼. 나도 그 년을 건드리기 귀찮아!”

그러더니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피우기 시작했다.

담배 두어 모금 빨고 나서야 그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하리야, 너 설마 남자 있는 거 아니지?”

강하리는 몸이 굳어서 뜸 들이다 대답했다.

"아니요.”

강찬수는 벌떡 일어나 냉소를 지으며 추궁했다.

"아니라고? 그럼, 이 담배는 누구 거야?”

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피하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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