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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구승훈이 이렇게 묻는 것은 그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강하리는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겼다.

"괜찮아요.”

구승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사람 시켜서 드라이기를 보내라고 했는데 뭐 또 부족한 거 있어? 내가 사람을 시킬게.”

"괜찮아요. 내일이면 퇴원할 수 있을 거예요.”

구승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가 수건을 가지고 나왔다.

"이리 와, 내가 머리 말려줄게.”

강하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거절했다.

"아니예요. 제가 직접 닦으면 돼요.”

구승훈의 얼굴은 또 어두워졌다.

"내 말 못 알아듣겠어?”

강하리가 구승훈을 쳐다보자, 그의 얼굴은 잔뜩 구겨져 있었다.

구승훈이 간호사가 한 그 말 때문에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강하리는 알고 있었다.

강하리도 더 이상 다투기 귀찮아서, 순순히 의자에 앉았다.

구승훈은 머리를 부드러운 손길로 살살 닦았다.

마침내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자 구승훈은 한마디 했다.

"미안해. 방금은 내가 심했어.”

미안하다는 말이었지만 강하리는 그의 말에서 조금의 미안함도 느끼지 못했다.

예상과 벗어나지 않게 구승훈은 곧이어 한마디 했다.

"하지만 내 탓으로 넘기면 안 되지. 사진이 그렇게 나오면 누구나 오해할 수 있으니 어. 강 부장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

강하리는 조용히 웃었다.

"대표님이 저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있었다면 묻지도 않고 바로 의심하지 않았을 거예요.”

구승훈은 할 말이 없었다. 그는 확실히 강하리를 믿지 못했다.

강하리는 외모가 출중했다.

하필이면 권력도 없고 배경도 없으니, 그들의 세상에서는 이런 여자는 그저 노리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구승훈은 한 번도 강하리를 노리개로 생각한 적이 없다.

그와 그녀의 거래는 줄곧 공평했다.

이런 돈 거래 중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그 계약뿐이다.

그런데 하필 강하리가 거듭 계약을 위반하고 구승훈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

"강 부장, 불평해도 소용없어. 이 모든 것은 네가 그 임 변호사를 만나러 가서 생긴 일이야.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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