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1화

"대표님, 계약 해지 건에 관해 얘기 좀 하고 싶은데요.”

구승훈은 차갑게 웃었다.

"강 부장, 합의서를 보지 못했어?”

강하리는 입꼬리가 굳어났다.

"봤어요...”

“봤는데 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강하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정상적인 퇴사를 하고 싶어요. 필요하시다면 후임을 찾아준 뒤 퇴사할 수도 있어요...”

구승훈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 없었다. 강하리는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도 구승훈이 불쾌해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강 부장, 우리 회사는 자선단체가 아니야. 애초에 그 근로계약서에 사인했으면 순순히 지켜줘야지.”

강하리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표님, 회의실에서 분명히 제 퇴사에 동의하셨잖아요.”

구승훈은 순간 당시 회의실에서 강하리가 안현우의 러브콜을 받은 일이 생각났다.

구승훈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회의실은 무섭게 조용했다.

회의실에 사람들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구승훈은 탁 하고 손에 들고 있던 만년필을 탁자 위에 던졌다.

회사의 임원들은 모두 가슴이 철렁거렸다.

이어 맨 앞에 앉은 남자가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 부장, 내가 퇴사에 동의한 건 맞지만, 네가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내가 알려줄까?”

강하리는 순간 난감해졌다.

강하리가 당시 그 2억 원 때문에 다시 구승훈을 찾았을 때, 그가 한 모든 말을 강하리는 기억하고 있었다.

강하리는 이런 난처함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아뇨, 기억나요.”

"기억이 났으면 강 부장은 몸조리 잘하고 얌전히 출근해.”

강하리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제가 어떻게 해야 그만둘 수 있는 거예요?”

구승훈이 눈을 번쩍 뜨더니 말했다.

"강 부장, 여기는 모텔이 아니야. 백억을 내놓든지, 건강을 회복해서 출근하든지, 아니면 강 부장이 법정에서 나를 마주하고 싶으면 소원대로 해줄 수도 있어.”

구승훈은 멈칫하더니 계속하여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백억원은 이미 내가 강 부장의 지난 3년 동안의 고생을 생각해서 싸게 쳐준 거니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