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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강현숙은 나의 머리를 강제로 돌려 배의 화물칸을 바라보게 하며 말했다.

“하윤설, 이제 너와 나는 같은 배를 탄 거야. 내가 잡히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거다.”

강현숙은 마치 악마처럼 내 곁에서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어두운 선미를 바라볼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자 나는 평소처럼 언니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러 방으로 향했다. 문을 닫자마자 언니가 먼저 물었다.

“어디 갔다 왔어?”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언니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리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별일 아니야. 그 여자가 지하실 사람들 상태 좀 확인하라고 해서 다녀왔어.”

이 말은 절반은 진실이었고, 절반은 거짓이었다. 이에 언니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정현승의 판결은 아직 안 나왔지만, 이 일이 너무 커졌으니 몇 년은 피할 수 없을 거야.”

“지금 이 상황에서 강현숙이 너한테 무슨 일을 시키든 신경을 곤두세워야 해. 알겠지?”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신경을 쓴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 어차피 우리 여기서 나갈 수도 없잖아.”

언니는 그 말을 듣고 일어서더니 손을 뻗었다.

“윤설아, 무슨 일 있어?”

나는 얼른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소리쳤다.

“다가오지 마요!”

언니는 내 반응에 화가 난 듯 말했다.

“너, 왜 이러는 거야!”

“그래, 나 미쳤어! 하지만 내가 미치든 말든 신경 쓰기나 했어?”

“고아원에 있을 때도 늘 그랬잖아. 언제나 네 멋대로 생각하면서 날 언니 그림자로만 여겼잖아.”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아무것도 설명 안 하면서 내가 무조건 언니를 믿어주길 바라는 거야? 내가 그렇게 어리석어 보였어?”

언니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억누르듯 침착하게 말했다.

“윤설아, 난 네 언니야. 이 세상에서 유일한 가족이야. 네가 정말 내가 너를 해칠 거라고 생각해?”

나는 언니의 불러온 배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누가 알아? 네가 살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짝! 언니는 내 말을 끊으며 손을 들어 내 뺨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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