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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온몸의 통증을 참고 일어나 보니, 아이는 작고 마른 체구에 호흡조차 미약한 상태인 거로 보아 조산아였다.

강현숙은 임신 8개월의 태반이 가장 좋다고 굳게 믿었고, 임신이 8개월에 이르면 억지로라도 출산을 유도하곤 했다.

내가 손을 뻗어 아이를 안으려는 순간,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와서 아이를 데려갔다. 그들은 항상 이랬다. 태어난 아이는 반드시 어딘가로 보내졌고, 그곳이 어딘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언니가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진 후, 나는 언니 곁을 지켰다. 언니는 3년간 세 번의 출산을 했고, 이번이 세 번째 아이였다. 언니가 깨어나 내 얼굴에 난 상처를 보더니,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다.

“또 맞았어?”

언니의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인 채 서 있었다. 그러자 언니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말했다.

“곧 끝날 거야. 조금만 참아.”

사실, 언니가 말하는 곳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언니는 언제나 나로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곤 했다.

우리는 쌍둥이였지만, 생김새는 전혀 닮지 않았다. 언니는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보육원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 덕분에 강현숙이 언니를 첫눈에 마음에 들어 했다.

언니가 강현숙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그 결과 나까지도 입양되었다.

처음에는 언니와 함께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환상은 단 1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그 일이 일어난 건 어느 날 새벽, 화장실에 가다가 언니 방에서 들려오는 신음 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나는 언니 위에서 오르내리는 정현승의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내가 낸 작은 소리에 현승은 곧 나를 발견했다. 그는 나를 거칠게 바닥에 내던졌고, 몹시 흥분한 눈빛으로 내 옷을 벗기려 했다. 그 순간, 언니가 재빨리 방에서 나왔다. 언니는 정현승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 애한테서 뭘 기대해? 볼 것도 없는데.”

그러면서 현승의 신경을 자극하는 듯 행동했다. 나는 언니가 보내는 눈빛을 보고서야 겨우 도망칠 수 있었다. 그날 처음으로, 언니가 이 집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깨달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는 임신했다. 언니가 임신한 후, 현승의 손길은 자연스레 나에게로 향했다.

그날 밤, 현승은 내 저항에 짜증을 내며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왼쪽 뺨은 화끈거리며 아팠고, 등에는 멍이 들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래도 현승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더는 견딜 수 없어 그의 팔을 물고 도망치려 하자, 그는 나를 바닥에 내던졌다.

“어디서 도망가려고 하냐?”

현승이 짙은 눈초리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먹이고 입혀 줬더니 배은망덕하게 감히 반항해? 진짜 네가 뭐 대단한 줄 아나 본데, 계속 버릇없이 굴면 내가 널 팔아치워 버릴 줄 알아!”

현승은 나를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거칠게 퍼부었다. 나는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학대당했고, 이후 언니가 임신한 몸으로 나를 간신히 돌봐 주었다.

언니는 내 엉망진창이 된 몸을 보며 눈물을 머금고, 미안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때가 언니가 우는 모습을 내가 처음 본 순간이었다.

얼마 후, 언니는 어딘가에서 구해 온 한약을 내게 주었고, 며칠 동안 복용하자 갑작스러운 복통이 찾아왔다. 병원에 가니 의사는 내게 앞으로 임신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현승은 나를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언니는 병원에 몇 날 머무르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강현숙은 태반을 먹고 나서 몸 상태가 훨씬 좋아진 듯 보였다.

집에 돌아오니, 강현숙은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녀는 언니에게 다가가라며 손짓했고, 나는 조용히 2층으로 올라갔다. 옆방에서는 서예지의 울부짖음과 벽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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