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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정현수는 두려움에 떠는 민아리를 부축하며 위로를 건넸다.

“뒷마당에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걱정하지 마. 소지혜 그년이 장난치는 게 분명해.”

말을 마치고 나서 발을 세게 구르더니 버럭 외쳤다.

“소지혜, 여기서 귀신 놀이하지 말고 당장 나와. 아니면 뒷마당 문을 싹 다 잠가버릴 테니까 안에 꼼짝 없이 갇혀서 굶어 죽을 수도 있어!”

나는 냉소를 지었다.

“굳이? 이미 짐승 같은 네 손에 죽은 지 오래되었는데?”

심지어 그의 발에 밟힌 곳에는 내 시체가 묻혀 있었다.

정녕 눈이 멀었나? 대체 왜 발견하지 못한단 말이지?

이내 발바닥을 향해 계속 자갈을 던지자 정현수는 그제야 수상한 기척을 눈치챘다.

그리고 두 발로 밟고 있는 방금 갈아엎은 듯한 흙더미에 다시 시선을 돌리더니 가정부에게 지시했다.

“이리 와서 땅을 파헤쳐. 소지혜 그년이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두고 볼 거야. 어쩌면 외간 남자와 바람을 피운 증거를 묻었을 수도 있어.”

이에 민아리는 당황하며 서둘러 제지했다.

“오빠, 여기는 건드리면 안 돼요.”

정현수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풍수사가 말하길 이 곳에 모란꽃을 심으면 집안이 번창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혜 언니를 기다리며 나중에 꽃을 심으려고 흙을 고르고 있었죠. 만약 다시 파헤치면 여태껏 헛수고한 셈과 마찬가지잖아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둘러대는 민아리에게 정현수는 순순히 속아 넘어갔다.

이내 철석같이 믿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집안이 번창한다고? 돈은 이미 차고 넘치는지라 이제 아이만 생기면 되겠네? 혹시 돌아가서 둘만의 시간을 가지자고 암시하는 거야? 그럼 소원을 이뤄주도록 하지!”

말을 마치고 나서 민아리를 끌어안은 채 뒷마당을 떠났다.

민아리는 투덜거리면서도 못 이기는 척 뽀뽀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영혼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다니며 징그러운 광경을 고스란히 목격하게 되었다.

그나마 이런 장면이 오래 지속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민아리의 친구들이 얼른 케이크를 자르라고 재촉했다.

그녀는 체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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