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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그나마 나를 위해 정의를 구현해주는 사람을 보자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은 풀렸다.

정현수는 계속해서 악어의 눈물을 흘렸다.

“이 세상에서 날 제일 사랑하는 여자가 왜 배신한 거지? 외간 남자의 아이를 가지다니! 바람만 피우지 않았더라도 벌을 받아 목숨까지 잃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도 안 되는 변명에 경찰은 또다시 그를 CCTV가 없는 곳으로 끌고 가서 손찌검했다.

심지어 쥐어패면서 욕설까지 퍼부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정녕 인간 맞아? 분명 네 아이를 가졌는데 어떻게 이런 모욕적인 말을 할 수 있지? 그동안 골머리를 앓던 정자부족증도 아내가 병원을 들락이며 치료제를 구한 덕분에 이미 호전이 되었다고. 넌 본인을 제일 사랑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식까지 죽였어.”

이 말을 듣자 정현수는 목놓아 울었다.

“차라리 날 죽여줘. 나는 사람도 아니야! 내 아이를 가지는 건 물론 사랑하는 아내, 토끼 같은 자녀와 다복한 인생을 누릴 수 있었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빈털터리가 되었어. 정말 너무 후회되고 나보다 멍청한 사람이 없을 거야. 지혜야, 제발 돌아와. 내가 정말 잘못했어.”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갔다. 물론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참회했지만 나를 학대해서 죽였다는 것에 대한 후회는 아니었다.

단지 자기 자식과 재산을 잃게 되어 더는 호의호식할 수 없어서 아쉬웠을 뿐이었다.

또한 목숨으로 죄를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허세를 부리던 삶과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이 한스러운 것도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사랑한 적이 없었고, 시종일관 본인이 1순위였다.

나는 묵묵히 기도했다.

‘신이시여! 이 악마를 얼른 지옥에 보내주세요.’

어쩌면 나의 간절한 기도가 닿았는지 정현수는 보복을 받게 되었다.

법적 절차에 따르면 사형을 집행하기 전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그가 다른 사형수와 함께 갇혔을 때 설령 극악무도한 짓을 벌였던 사람일지언정 부녀자를 살해한 범죄자를 쓰레기 취급하는 건 매한가지였다.

결국 매서운 바람이 부는 어두컴컴한 밤, 사형수들에게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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