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강민아 앞으로 다가가자 이내 자제하며 아랫입술을 깨물고 분홍빛 뺨을 들어 올려 강민아에게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여주었다.“석현아, 오랜만이야. 안아봐도 될까?”정이가 반석현을 향해 두 팔을 벌리자 반석현은 다소 긴장한 듯 작은 손가락으로 소매를 움켜잡았다.“응!”그가 정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정이가 반석현을 안더니 이윽고 아이의 두 발이 바닥에서 떨어졌다.정이는 반석현을 들고 몸무게를 가늠해 보았다.“석현아, 전보다 무거워졌네. 밥 잘 먹었구나?”반석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그리고 두 줄로 서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선생님, 강민아 씨, 윤정 아가씨,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정이는 반석현을 내려놓고 미처 무슨 상황인지 알 수는 없지만 뼛속 깊이 자리 잡은 교양 덕분에 서둘러 고개를 숙이며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강민아도 인사에 답하며 속으로 감탄했다. 반용화의 저택에 이렇게 많은 여자 도우미가 있다니, 미녀가 셀 수 없이 많았다.“강민아 씨, 저희는 발렌시아 VIP 서비스 팀입니다. 이쪽은 수석 디자이너 이자벨 씨인데 선생님의 요청을 받아 드레스를 제작하러 왔어요.”세련되고 심플한 금발의 디자이너가 미소를 지으며 줄자를 꺼냈다.“민아 씨, 오랜만이네요. 그러면 바로 시작할까요?”14살 나이에 반용화의 손에 이끌려 서경에 도착한 그녀는 몸에 맞지 않는 낡은 옷을 입은 채 호기심과 경계 가득한 눈빛으로 차창 밖 고층 빌딩들을 둘러보았다.반용화는 그녀를 발렌시아의 최고 VIP를 전담하는 부서로 데려갔는데 그때 강민아의 옷을 맞춤 제작해 준 사람도 이자벨이었다.당시 강민아는 반용화에게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여기 옷 비싸지 않아요? 고연대 가려면 이렇게 비싼 옷을 입어야 해요?”영재반에 가는 것도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든다면 차라리 가지 않을 거다. 그녀의 가족들은 그렇게 비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그때 반용화가 말했다.“난 네가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대학은 단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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