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차가 차고를 떠나자 반하준은 반용화 곁으로 와 공손하게 말했다.“작은아버지.”“패가망신이 따로 없네!”반용화의 평가에 반하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반용화는 반하준을 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만약 내가 너에게 뛰어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민아가 학업을 마치도록 네가 지원하는 것을 내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거야.”반하준은 반용화의 무릎 위에 덮여 있는 담요를 바라보며 눈을 내리깔고 눈 밑에 가득 찬 포악한 기운을 감췄다.“작은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그는 비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는 절대 잘못된 결정을 내린 적이 없어요.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작은아버지가 하는 모든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셨어요. 왜요? 작은아버지도 후회할 때가 있어요?”이 순간 반하준은 자신과 반용화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다고 느꼈고, 그도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반하준은 턱을 들고 반용화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는데 두 눈에 늑대처럼 포악한 기운이 감돌았다.“작은아버지, 저의 전처가 마음에 걸리세요?”처음에 반용화의 입에서 강민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반하준은 그녀가 반용화에게 특별하다는 걸 알았다.반용화의 목소리는 산속의 종소리처럼 유유하게 울려 퍼졌다.“난 예전에 너에게 민아를 맡기면 민아가 이 세상 모든 여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줄 알았어. 내가 널 너무 좋게 생각했던 거야. 넌 민아를 가질 자격이 없어.”반하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힘을 풀고는 숨을 들이쉬며 쌀쌀하게 말했다.“민아가 이렇게 좋으면 작은아버지는 그때 왜 민아와 결혼하지 않고 제가 결혼하게 내버려 뒀어요?”...“엄마 이거 봐요!”정이가 서류 뭉치를 강민아에게 건넸다.강민아는 종이를 받았는데 이것은 승덕 명문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야외 가족 활동 초대장이었다.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야외 활동에 참여하도록 조직하는 건데, 그 목적은 가족 간에 더 많은 활동을 만들어 학부모들이 서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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