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백련이 아니에요!”강민아의 반박에 심은호는 심장이 떨렸다.‘역시 반용화가 진짜 남자친구야! 그럼 난 애인이라도 할 수 있겠지?’강민하는 계속해서 말했다.“심은호 씨는 한 가지만 맞혔어요. 선생님은 순결한 백련이 맞아요. 아파도 슬퍼도 절대 밖으로 말하지 않는 분이에요.”반용화가 무릎을 문지르는 것을 보고 그녀는 즉시 앞으로 다가가 휠체어의 뒤에 있는 작은 상자에서 무릎보호대를 꺼냈다.“제가 착용해드릴게요.”“고마워.”반용화는 담담하게 말했다.강민아는 몸을 쭈그리고 앉아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줬다. 반용화는 그윽한 눈빛으로 강민아의 정수리를 지켜보다가 곧 시선을 돌려 심은호를 바라봤다.두 남자의 서로 경쟁하는 시선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쳤다. 강민아는 반용화와 심은호의 눈빛 교환을 보지 못했지만 반용화의 신변을 지키는 경호원들은 이를 보고 표정이 엄숙해졌다.심은호는 입 모양으로 반용화에게 소리 없이 절름발이라고 욕했지만 소리 내어 말한 것은 달랐다.“아저씨, 나이가 들수록 이 다리를 더 잘 보호해야겠네요.”촌수에 따라 심은호는 확실히 반용화를 아저씨라고 불러야 했다.강민하는 또 담요를 가져와 반용화의 다리에 덮었다. 담요를 정리하며 그녀는 마음속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는 선생님을 위해 변명했다.“선생님은 심은호 씨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요.”반용화는 휠체어에 앉아 고개를 돌렸지만 심은호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부채모양의 속눈썹 아래에는 뛰어난 재능으로 인한 오만한 표정이 가득했다.개의 IQ는 60이지만 인류의 IQ는 100이라고 한다. 하지만 반용화의 IQ는 150인데 그 이유는 국제 표준으로 된 IQ 검사에서 만점이 150이기 때문이다.즉 반용화가 누구를 보든 이는 일반 사람이 개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심은호는 반용화의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어머?”강민아가 몸을 일으켰는데 무언가가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다.허리를 숙여 주어보니 국제 레이싱 대회(서경시 스테이션)의 VI
“아직 시도해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자신이 다시 프로 레이서가 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죠?”강민아는 그를 향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레이싱에 관해서는 심은호가 그녀를 가장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다시 초대장을 보며 마음속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먼저 메일을 보내볼게요. 만약 그 사람이 답장한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해보려고 해요.”심은호는 순간적으로 강민아가 누구에게 이메일을 보내려는지 알았다. 그녀의 전 내비게이터이자 5년 전 헤어진 절친이다.루나가 은퇴한 후 그녀와 그녀의 내비게이터는 5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강민아는 휴대폰을 꺼내 이메일에 로그인했다.이메일 외에는 그 사람과 연락할 방법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메일 발신란에 익숙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한 후 휴대폰을 들고 메일 내용을 편집했다.강민아는 예전에 심은호가 드림을 몰고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 물었던 질문이 떠올랐다.그녀의 꿈이 영원히 변함없는지 물었었다.그 순간 그녀는 가장 친한 친구를 떠올렸다.[나는 다시 루나가 되어 우리의 옛꿈을 이루고 싶어.]강민아는 이메일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심장은 힘차게 두근거렸고 메일을 발송한 후에도 평온해지지 못했다.강민아는 재빨리 휴대폰을 잠갔는데 아마 수학 경연에 참여할 때도 이렇게 긴장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심은호가 먼저 말했다.“제가 집에 데려다줄게요.”길에서 그들은 국제 레이싱 대회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으며 강민아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엄마!”어린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강민아는 즉시 정이가 있는 방향을 찾았다.정이는 랜드로버에 앉아 한 손을 창문에 대고 다른 한 손으로 흔들고 있었다.운전석에 앉은 키 큰 남자는 어둠에 깔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강민아는 웃으며 심은호에게 말했다.“오빠가 데리러 왔어요.”심은호는 다가가 정이와 인사하려고 했지만 기침을 했다.“아저씨, 왜 그러세요?”정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심은호는 차 문을 열고
지프차가 차고를 떠나자 반하준은 반용화 곁으로 와 공손하게 말했다.“작은아버지.”“패가망신이 따로 없네!”반용화의 평가에 반하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반용화는 반하준을 보지 않고 말을 이었다.“만약 내가 너에게 뛰어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민아가 학업을 마치도록 네가 지원하는 것을 내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거야.”반하준은 반용화의 무릎 위에 덮여 있는 담요를 바라보며 눈을 내리깔고 눈 밑에 가득 찬 포악한 기운을 감췄다.“작은아버지, 무슨 말씀이세요?”그는 비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는 절대 잘못된 결정을 내린 적이 없어요.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작은아버지가 하는 모든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셨어요. 왜요? 작은아버지도 후회할 때가 있어요?”이 순간 반하준은 자신과 반용화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다고 느꼈고, 그도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반하준은 턱을 들고 반용화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는데 두 눈에 늑대처럼 포악한 기운이 감돌았다.“작은아버지, 저의 전처가 마음에 걸리세요?”처음에 반용화의 입에서 강민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반하준은 그녀가 반용화에게 특별하다는 걸 알았다.반용화의 목소리는 산속의 종소리처럼 유유하게 울려 퍼졌다.“난 예전에 너에게 민아를 맡기면 민아가 이 세상 모든 여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줄 알았어. 내가 널 너무 좋게 생각했던 거야. 넌 민아를 가질 자격이 없어.”반하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가 힘을 풀고는 숨을 들이쉬며 쌀쌀하게 말했다.“민아가 이렇게 좋으면 작은아버지는 그때 왜 민아와 결혼하지 않고 제가 결혼하게 내버려 뒀어요?”...“엄마 이거 봐요!”정이가 서류 뭉치를 강민아에게 건넸다.강민아는 종이를 받았는데 이것은 승덕 명문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야외 가족 활동 초대장이었다.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야외 활동에 참여하도록 조직하는 건데, 그 목적은 가족 간에 더 많은 활동을 만들어 학부모들이 서로 다른
정이는 심은호와 육성민을 번갈아 보며 진지하게 고민했다.“음... 내일 아침에 엄마에게 말할게요.”돌아가는 길에서 심은호는 정이를 재웠다. 그는 이어폰을 꺼내 정이의 귀에 살짝 넣고 그가 휴대폰에 적은 글을 재생했다.“오늘 강윤정 어린이는 엄마와 심은호 아저씨와 함께 가족 활동에 참여했어요. 강윤정 어린이 가족은 제일 화목한 가족이라는 칭호를 받았어요.”정이는 꿈속에서 입꼬리를 올렸다.“그러나 정이는 엄마와 삼촌과 함께 가족 활동에 참여했을 때 우람진 삼촌 때문에 친구들이 두려워 울다 보니 최악의 가족이라는 칭호를 받았어요.”정이의 입꼬리가 순식간에 처졌다.“심은호 아저씨는 정이와 함께 여러 시합에서 우승했고 정이의 나쁜 아빠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어요.”“정이는 삼촌과 함께 시합에 참여했을 때 삼촌이 게임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시합 자격을 잃었고 나쁜 아빠는 민이를 안고 정이를 비웃었어요.”이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 정이는 몸을 움츠렸다. 꿈속에서 불안감을 느낀 정이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깨물었다.랜드로버는 심씨 저택의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심은호는 차에서 내리며 무심코 강민아에게 말을 건넸다.“저 이번 주말에 시간이 있어요.”운전석에 앉은 육성민의 얼굴은 어두워졌다....아침 일찍 일어난 정이는 포동포동한 손가락으로 귀를 후볐다.어젯밤 그녀는 예지몽을 꾼 것 같았디. 심은호와 함께 가족 활동에 참여하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그러나 육성민과 함께 가족 활동에 참여했을 때는 친구들이 그를 보고 엉엉 우는 장면이었다.정이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옷을 입고 이부자리를 정리한 후 방문을 열었는데 맛있는 음식 냄새가 코를 찔렀다.‘엄마가 요리하는 걸까?’정이는 신이 나서 주방으로 달려갔다.그런데 키가 190cm가 되는 우람하고 튼튼한 육성민이 조리대 옆에 선 채 열 손가락에는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삼촌, 뭐 하고 있어요?““만두를 만들었어. 곧 익을 거야.”만두의 맛있는 냄새에 정이는 입에서 침이
강민아는 별생각 없이 정이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너의 삼촌이 만든 도시락이 아주 맛있어! 반찬이 많고 예뻐서 뚜껑을 열면 향이 십 리 밖까지 퍼질 거야.”육성민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유감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이제 곧 나와 너의 엄마는 모두 바빠질 테니 아마 도시락을 만들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정이는 즉시 의자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자기 방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그녀는 서류 한 장을 들고 뛰어 왔다.“삼촌, 저랑 엄마와 함께 학교에서 조직한 가족 활동에 가줄 수 있어요?”육성민은 정이가 건네주는 전단지를 받아들고 몇 초 동안 고개를 숙이며 생각했다.정이는 육성민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서둘러 말했다.“삼촌, 제발 부탁해요! 삼촌이 다른 어린이들을 놀래 울게 해도 상관없어요. 게임 규칙을 몰라봐도 괜찮아요. 전 최악의 가족이라는 칭호를 받기 싫으니 삼촌과 엄마가 나랑 가족 활동에 가줘요!”육성민은 말문이 막혔다.‘혹시 정이가 무슨 오해가 있는 건 아닐까?’육성민은 정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마침 시간이 있어.”말하면서 강민아를 바라보자 그녀가 말했다.“그럼 같이 가!”강민아는 정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후 그녀가 교문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고서야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강민아는 자신이 보낸 이메일에 답장이 왔다는 것을 발견했다.[아직도 내가 필요해?]윤서현이 보낸 회신을 본 강민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막았다.어젯밤 그녀는 메일을 발송한 후 집에 돌아와 메일을 여러 번 확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강민아의 마음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가라앉았던 마음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휴대폰을 들고 전화번호를 입력할 때 강민아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고 눈물이 앞을 가려 시선도 흐려졌다.하지만 그 익숙한 번호는 눈을 감고도 휴대폰 화면에 제대로 입력할 수 있었다.그녀는 번호를 다 입력한 후 통화 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귀가에 대며 살면서 눈을 감았지만 가느다란 속눈썹은 이미 눈물에 흠뻑
“정이야, 나 이번 주말에 시간이 있어. 너와 함께 큰 활약을 보일 준비도 다 했어.”심은호는 자신만만했다.정이는 심은호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미안해요. 아저씨, 저는 이미 삼촌을 가족 활동에 초대했어요.”사무실에 앉아 정이가 음성 메시지를 보냈음을 확인한 심은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그는 정이가 무조건 그를 가족 활동에 초대할 줄 알았는데 정이의 음성 메시지를 듣고 나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그는 마치 석상처럼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힘없이 휴대폰을 들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정이야, 왜 삼촌과 가족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어?”‘혹시 육성민이 정이를 화장실로 끌고 가서 협박한 건가?’정이는 곧 심은호의 물음에 답장을 보냈다.“삼촌이 아주 맛있는 도시락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엄마와 함께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 싶어요. 삼촌의 요리 실력이 뛰어나거든요.”심은호는 다시 한번 자신의 마음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그는 음성 버튼을 누르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알았어. 그럼 너희들끼리 가. 난 슬퍼하지 않을 거야.”정이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낸 후 심은호는 1.5초 동안 슬퍼하다가 곧 휴대폰에서 요리학원을 검색해 전화했다.“여보세요. 이스턴 요리학원이죠? 저기 수습생을 모집하나요?”...며칠 후 심한기는 동료들과 함께 서경대학교에서 나올 때 마침 심은호의 전화를 받았다.“아버지, 취화루로 오세요. 제가 밥을 살게요.”심한기는 가슴이 떨렸다. 이렇게 좋은 일이 있다니!그는 흐뭇하게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아들이 취화루에서 밥을 사준대요. 오늘은 특별한 날도 아닌데 이렇게 밥을 사주는 걸 보면 효자가 따로 없네요. 당신들은 아직 취화루에 가보지 못했죠? 듣기로는 예약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던데 제가 오늘 먼저 맛보고 와서 얘기해줄게요.”심한기가 취화루에 도착해보니 검은색 요리복을 입고 검은색 요리용 장갑을 낀 심은호를 보았다.심한기는 동공이 움츠러들며 입을 떡 벌렸다.“아들아, 왜 그래?
증권 감독원은 강민아가 제출한 주식 분석 프로그램이 그녀가 직접 작성한 것임을 믿기로 했다. 강민아가 주식 시장에 투자한 돈이 이혼으로 얻은 돈임을 확인한 후 증권 감독원은 그녀의 동결된 자금을 그녀의 계좌로 바로 입금했다.강민아는 자신이 다시 몇십억 자산을 가진 부자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그때 태화 증권 홍민기의 전화가 걸려오자 강민아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전화를 받기로 했다.전화를 받자 홍민기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강민아 씨, 자금이 증권 감독원에서 해제되었다고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혹시 제가 다시 투자 고문을 맡을 수 있을지 궁금해서 전화했어요. 최저 수수료로 해드릴게요!”강민아는 그에게 물었다.“홍민기 씨는 태화 증권에서 이미 해고당하셨죠?”홍민기의 목소리가 잠긴 듯 잠시 말이 없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강민아 씨는 소식이 빠르시네요.”홍민기가 태화 증권에서 해고된 이유는 바로 강민아의 몇십억 자금이 동결된 사건 때문이었다.이 소식은 누군가에 의해 유포되어 많은 주요 고객들이 태화 증권을 이제는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강민아의 자금이 동결된 기간 태화 증권은 많은 고객을 잃었고 홍민기는 당연히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했다. 그래서 그는 해고당했다.홍민기는 계속해서 말했다.“저는 지금 이방 증권에 있어요. 강민아 씨, 걱정하지 마세요...”강민아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홍민기 씨는 아직도 자신이 해고된 이유를 모르는 것 같네요. 매니저로서 고객을 배신해서는 안 돼요.”이 말을 마치고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강민아가 홍민기에게 한 말을 들은 육성민은 입을 벌렸다. 이 홍민기는 곧 증권 업계에서 버림받을 것이다.강민아의 목소리가 육성민 뒤에서 들려왔다.“이번에 입금된 돈으로 10년 치 집세를 내도 남을 거야. 남은 돈은 프로젝트 계획서를 작성해서 오빠 명의로 된 몇몇 신흥 기술 산업에 투자할 거야.”육성민은 가볍게 대답했다.“알았어.“그가 첫 번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구름 목장의 도전, 첫 번째 미션, 무 지키기”“부모와 아이 세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3km 떨어진 캠프장으로 이동합니다. 길에는 미친 듯한 알파카들이 출몰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어린이들은 무와 배추를 담은 통을 들고 자전거를 타는 동안 알파카에게 먹히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결승점에 도착한 후 남은 식자재에 따라 점수를 계산합니다. 무 하나에 3점, 배춧잎 하나에 1점으로 계산하며 이 포인트로 점심 요리에 필요한 재료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미션 카드에 적힌 글을 거의 다 알아본 정이는 큰 소리로 읽은 후 물었다.“삼촌, 이해했어요? 이해하지 못했으면 제가 다시 한번 읽을게요.”‘정이가 혹시 내 IQ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육성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다 이해했어.”선생님은 함께 서 있는 이 세 사람이 유난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저분이 윤정 엄마의 오빠가 아니라면 전 커플로 맺어주고 싶어요. 두 분 다 너무 잘 생겼고 체형도 잘 어울려요. 한 손으로 정이를 번쩍 든 걸 보세요. 너무 잘 어울려요!”정이의 담임 선생님은 손에 든 미션 카드로 입을 가리고 옆에 있는 동료와 소곤거렸다.“이분은 윤정이 어머니와 같은 성이 아니에요. 아마 혈연관계가 없는 오빠일지도 몰라요.”다른 선생님의 눈이 즉시 빛났다.“가짜 형제였어요? 난 그럼 이 두 사람이 커플로 된다고 믿고 있을게요.”담임 선생님은 강민아와 육성민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제일 화목한 가족 상은 이분들이 받을 거예요!”선생님들이 몰래 수다를 떨고 있을 때 목장의 다른 직원들은 검은색 마이바흐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차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차에서 내린 남자는 화보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멋있었다.육성민의 그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우람한 체격에 빠져 있던 직원들은 또 이 다른 스타일의 미남을 보자마자 매료되었다.“저분은 혹시 반 대표님이 아닌가요? 우리 그룹의 반 대표님이 맞죠!”구름 목장의 이 아파트는 부신 그룹에서 개발했으며 그 옆의 부동산도 부
강나현은 다급한 어조로 강민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아빠! 이 모든 게 강민아가 우리를 해치려고 짠 계획이에요!”그런데 얼굴 전체가 돼지처럼 부어올라 말을 해도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목소리가 어눌하게 들렸다.그런 그녀의 말에 강성진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서둘러 벨트를 반으로 접은 뒤 강나현의 콧대를 조준해 휘둘렀다.“민아랑 내 부녀 사이 이간질할 생각 마!”강나현은 당황했다. 강성진이 왜 갑자기 강민아 편을 드는 걸까.“아빠가 키운 자식은 저예요! 강민아랑 무슨 감정이 있다고 그래요? 애초에 데려올 생각도 없었잖아요!”“닥쳐!”강성진은 화가 났다. 그의 평판은 무너졌지만 강민아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 앞으로 그녀에게 의지해야 할 일이 많은데, 강나현이 대놓고 헛소리하는 걸 그냥 둘 리가 없었다.강성진이 소리를 질렀다.“테이프 가져와!”작고 하얀 손이 검은 테이프를 건넸다.강기성은 강성진에게 테이프를 건네는 김예나를 보고 날카로운 눈썹을 들썩였다.강성진이 테이프를 찢자 강나현이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다.“아빠, 뭐 하는 거예요?”강성진이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네 망할 입을 막으려는 거지!”강성진은 본인과 강민아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잘 알았다. 강민아가 강씨 가문에 돌아온 지 9년이 지났어도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 건 손에 꼽힐 정도였다.게다가 둘은 한때 팽팽하게 맞서 싸운 적도 있었다.하지만 이제 강성진은 강민아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었다.“아빠! 하지 마요!”강나현이 비명을 질렀지만 강성진의 행동에 전혀 저항하지 못했다.강성진이 곧장 테이프로 그녀의 입을 감자 김예나는 한쪽에 서서 진흙탕처럼 혼탁한 눈빛으로 싸늘하게 지켜보고 있었다.비슷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한때 강나현은 그녀를 화장실에 가두고 테이프를 붕대 삼아 눈과 머리, 입, 코를 감아 숨도 못 쉬고, 살려달라고 애원할 힘조차 없게 만들었다.그렇게 그녀가 죽기만을 기다리며 어둠 속에 잠식되어 갈 때 가위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강나현은 강성진의 호흡이 가빠지는 것을 느끼고 상황을 뒤집을 희망이라도 본 듯 서서히 안도했다.‘그래, 이제 강민아가 맞아서 이빨이 뽑힐 차례야!’강성진은 강나현의 휴대폰 앨범 속 강민아와 관련된 영상을 지우고 숨을 고르더니 손을 들어 또다시 강나현의 뺨을 때렸다.거센 바람 소리와 함께 손바닥이 강나현의 얼굴을 강타했다.강나현의 입에 머금었던 솜뭉치가 끈적끈적한 피와 섞여 바닥에 튀어나왔다.“강나현, 이 망할 것! 날 해친 것도 모자라 민아까지 해치려고 들어? 강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싶은 모양이구나! 내가 오늘 너 때려죽인다.”강성진은 당장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아니에요!”강나현이 피를 뱉자 혀끝에는 온통 비릿한 피 냄새가 진동했다.소리를 질렀지만 그녀의 설명은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다.강성진은 왜 그녀를 믿지 않는 걸까.휴대폰을 강나현에게 던진 뒤 강성진은 벨트를 풀었다.강나현은 강성진이 벨트로 자신을 채찍질하려는 것을 보고 겁에 질린 표정을 드러냈다.그 순간 강성진의 휴대폰이 울렸다.벨트로 강나현을 한 대 세게 내려친 뒤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꺼냈다.“여보세요.”강성진은 발신자를 확인한 후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들어와요.”강승 테크의 주요 주주 몇 명이 들어왔고 맨 앞에 있던 사람이 말했다.“성진, 지금 여론이 자네한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옴 쪽에서는 입찰에서 빠지려고까지 해!”강성진은 그 말에 덩달아 조바심을 냈다.“네? 어떻게 멋대로 발을 뺀다는 거죠? 지금 당장 옴 테크 쪽 임원에게 연락해 봐야겠어요!”또 다른 주주가 강성진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지금 어디든 자네가 나서면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같다는 걸 몰라? 사람들 웃음거리가 되고 싶어?”“난...”주주들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우린 고심 끝에 만장일치로 자네가 먼저 대표 사임 발표를 하길 바라네. 그래야 자네나 회사에 대한 불리한 여론이 잠잠해질 거야.”“어떻게 강승
그러자 강성진은 강나현에게 소리쳤다.“민아를 좀 봐! 우리 회사를 위해서 애쓰고 있잖아!”강민아가 덧붙였다.“그런데 오늘 파티에서 공개된 영상이 서경 상류층에 퍼졌어요.”그녀는 부드러운 한숨을 내쉬며 강나현에게 물었다.“나현아, 넌 상류층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니까 가서 확인해 봐. 다들 우리 집 얘기하고 있는지.”강나현은 심장이 철렁하고 소름이 돋았다.강민아가 지금 그녀를 골탕 먹이고 있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강성진이 곧바로 강나현을 재촉했다.“휴대폰 내놔.”강나현은 두 볼이 부어올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강민아가 또다시 함정을 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그녀는 강성진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곧바로 강성진이 그녀의 뺨을 또 때렸고, 이미 빨갛게 부어오른 뺨 사이로 새빨간 피가 스며 나왔으며 살갗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강성진은 그녀의 앞에 서서 내려다보며 명령했다.“두 번 말하게 하지 마!”강성진의 위협적인 압박에 강나현은 순순히 휴대전화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부은 얼굴로 휴대폰 잠금이 풀리지 않자 지문으로 해제한 뒤 카톡 채팅 기록을 살펴보았다.곧 여러 명이 친구 추가 요청을 보냈고, 강나현을 삭제하지 않은 재벌 2세들이 파티에서 강나현이 당당하게 강성진이 바람피운 것을 공개한 영상 링크를 보냈다.[강나현, 너 멋있다!][나현, 이게 네가 말한 빅 뉴스야?][역시 너야. 나오자마자 아빠부터 건드리네. 강나현, 용감해! 너는 내가 인정한다!]강성진은 강나현을 칭찬하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두 눈에 담긴 불길이 거세게 번졌다.한심한 재벌 2세들은 부모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강나현이 파티에서 보여준 행동은 그들에게 ‘모범’ 역할을 했기에 강나현을 숭배하기 시작했다.강나현은 소파에 앉아 강성진의 얼굴을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발바닥부터 올라오는 한기가 온몸을 휩쓸고 팔에는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아래위 치아가 달달 떨리며 서로 부딪혀 딱딱 소리를 냈다.“아빠...”강성진의 목소리가 벼락처럼 강나
강민아는 눈을 깜빡이며 물잔이 강나현의 가슴을 강타하고 뜨거운 물이 마침 강나현의 얼굴에 튀면서 그녀의 얼굴도 씻기는 것을 바라보았다.“아악! 젠장!”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강나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물이 그녀의 얼굴에 있던 핏자국과 뒤섞이며 연분홍색으로 바뀔 때쯤 그녀가 허둥지둥 소파에서 일어났다.“죄송해요...”김예나는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어두운 동공엔 조금도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이런 망할!”강나현은 욕설을 내뱉으며 뒤에서 쿠션을 잡아 김예나를 향해 세게 내리쳤다.김예나는 피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강나현이 던지는 딱딱한 물건에 맞아 머리에 피가 난 적도 있는데 이까짓 쿠션쯤이야.강기성이 손을 뻗어 쉽게 쿠션을 낚아채더니 김예나를 등 뒤로 보내면서 쿠션을 옆으로 던졌다.그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예나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그의 눈에 강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미친개 같았다.강나현은 입에 솜을 물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당장이라도 김예나를 산 채로 잡아먹을 것 같은 위협적인 눈빛으로 노려보았다.“일부러 그런 거야! 왜 아직도 우리 집에 살게 놔두는 거야? 저번에 내 그릇도 깨고, 내 옷도 잘못 빨고, 내 방 창문도 열어놔서 엄청나게 큰 벌레가 내 침대에 기어들어 왔어!”김예나는 벌벌 떨며 강기성 뒤로 숨었다.강나현의 말이 맞다. 일부러 그랬다.강기성의 손에 이끌려 강씨 가문에 살게 되면서 강나현은 일부러 그녀에게 집안일을 시켰다.김예나도 기꺼이 도우미를 자처했는데 청소도구를 들고 강나현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하지만 강씨 가문의 다른 도우미들이 너도나도 일을 도와주는 탓에 강나현의 방을 꼼꼼히 뒤져 불리한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강나현에게 학창 시절 겪었던 괴롭힘을 하나하나 되갚아주는 것뿐이었다.2년 내내 강나현에게 괴롭힘을 당했기에 강씨 가문에서 강나현에게 했던 복수는 그녀가 한 짓에 비하면 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어디서 목소리를 높여?
그녀가 강기성에게 약을 먹이고 나서야 그는 조금 나아질 기미가 보였다.강기성은 이 집안에서 강성진에게 맞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강나현은 어렸을 때부터 강성진에게 매를 맞으며 점차 폭력을 동경하게 되어 여성의 정체성을 버리고 남자 무리에 어울리려 했다. 마치 자신도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되어야만 매 맞는 사람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처럼.“그 사람이 도민영을 아끼는 것처럼 보여도 예전에 때려서 도민영 얼굴이 부은 걸 봤어. 난 어렸을 때부터 도민영이 저 사람한테 맞아서 머리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어젯밤에 왜 오빠를 때린 거야?”강기성은 침대에 누운 채 멍하니 천장을 응시했다.“내가 사람을 시켜서 친부모를 찾고 있다는 걸 알았어.”강기성이 그녀를 돌아보았다.“강씨 가문은 남자가 물려받아야 한다면서 내가 친부모에게 가면 강씨 가문 대가 끊길 거래.”말하며 강기성이 경멸하듯 비웃었다.“난 언젠가 저 사람 죽여버릴 거야.”그저 홧김에 하는 말이었다. 강성진의 피가 튀는 것조차 더러운데 아무 상관 없는 사람 때문에 자신의 앞길까지 망칠 필요는 없었다.강민아는 숟가락으로 강기성에게 포도당 물을 먹여주었다.“언젠가 우리가 크면 저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날이 올 거야.”도민영이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걸 강성진이 모를 리가 없었다. 게다가 강기성은 그와 조금도 닮지 않았다.하지만 고리타분한 마인드와 강나현의 출생 이후 강성진은 큰딸을 되찾으려는 생각을 접었다.“다들 이만 돌아가세요.”직원들에게 말하던 강민아는 자리에 있던 임원들과 주주들이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자 먼저 입을 열었다.“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단상 위에 꿇고 앉은 그녀의 발치에는 아직 기절한 척 시늉하는 도민영이 있었다.그녀의 단호한 눈빛에 임원들도 마음을 진정시켰다.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강민아의 차분한 모습은 임원들에게 구원의 지푸라기와 같았다.강민아는 심은호의 손바닥 위로 손을 올려놓으며 그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나현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강성진에게 설명했다.“아빠,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올린 영상이 아니라고요!”강성진은 이제 다른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과 어린 비서의 동영상이 폭로되었고, 게다가 폭로한 당사자는 그의 잘난 딸이었다.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행복한 얼굴로 단상 아래에 있는 임직원들에게 두 딸이 강승 테크에 입사해 온 가족이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그의 열정적인 연설이 아직도 귓가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효녀 강나현이 그의 뒤통수를 후려갈긴 것이다.강성진은 당장이라도 강나현의 목을 비틀어 머리를 공처럼 차버리고 싶었다.“개자식,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강성진은 발을 들어 강나현의 머리를 세게 걷어찼다.이대로 머리를 박살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강나현은 겁에 질려 오줌까지 지리며 서둘러 기어서 도망쳤다.그때 강민아를 돌아보았다.‘이 많은 사람 앞에서 그냥 내버려두진 않겠지?’그런데 강민아가 무릎을 꿇고 앉아 도민영의 어깨를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엄마, 일어나봐요!”강민아가 손을 뻗어 도민영의 인중을 누르자 도민영은 미간을 깊게 찡그렸다.그러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을 뜨며 강민아를 노려보았다.“아파!”그리고 다시 기절했다.강민아는 연기라는 걸 알았다.지금 상황에서는 무고한 피해자인 척 연기하는 것만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그래서 그녀도 엄마를 걱정하는 효녀인 척 강성진에게 맞는 강나현을 무시하고 있었다.강나현의 비명이 끝없이 울려퍼졌지만 자리에 있던 직원들은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강성진은 그들의 대표였고 말 한마디로 그들을 해고할 수 있으니까.임원들과 주주들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굳은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았다.강성진이 어린 비서와 놀아난 사실은 사내에서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적나라한 영상이 공개되고 현장에 기자까지 있으니 일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그들은 지금 어떻게 하면 강승 테크에 미칠 부정
강나현의 목소리가 반하준의 귓가에 들리고, 그는 포박당한 채 매서운 눈빛으로 TV 화면을 응시했다.강민아를 저격하는 말인 건 안다.대체 강민아의 무슨 약점을 잡은 걸까.강민아가 강씨 가문을 파멸로 몰고 갈 만큼 위험한 짓을 한 건 그를 이곳에 가둔 것뿐이었다.하지만 강나현이 그가 감금되었다는 걸 어떻게 알고?반하준은 자신의 뇌 어딘가에서 신경이 거칠게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안 돼!’절대 그가 이곳에 감금된 사실을 폭로해선 안 된다.이윽고 반하준의 동공이 확장되며 스크린에는 적나라한 영상이 재생되었다.강성진의 얼굴이 단번에 퍼렇게 질렸다.“아아악!”도민영은 본능적으로 손을 들었지만 미처 입을 가리지 못한 채 비참한 비명을 내뱉었다.강씨 가문의 다른 친척이나 주주들도 일제히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다.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좋지 않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강나현은 단상에 서서 모두의 반응을 살피고는 단상 아래 손님들에게 말했다.“여러분, 다 보셨나요? 저런 사람이 강승의 리더가 될 자격이 있나요? 저렇게 사생활이 엉망인데 정말 강승 테크를 믿고 맡길 수 있나요?”강나현이 눈가에 악의를 고스란히 드러낸 채 차갑게 웃었다.무죄로 석방된 후 강민아에게 주는 큰 선물이었다.‘그러게 누가 감히 도발하래?’반하준의 얼굴을 다른 남자로 바꿨으니 이제 강민아가 심은호와 사귀면서 다른 남자와 낯 뜨거운 행각을 벌인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었다.강나현은 심은호를 바라보며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했다.무대 맨 앞줄에 서 있던 심은호는 잔을 들어 건배를 제의했다.“강나현 씨의 가족도 서슴없이 희생하는 용기는 대단하네요!”강나현은 가슴이 철렁했다. 심은호는 왜 저렇게 담담한 걸까.게다가 대놓고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강나현은 기가 막혀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역시 심은호는 강민아를 그저 데리고 놀 생각이었고, 어쩌면 진작 그녀가 방탕하다는 걸 알고 있었나 보다.강나현이 승리의
강나현은 강민아의 게시물을 클릭해서야 이미 올렸던 영상이 사라졌다는 걸 알아차렸다.고개를 든 그녀가 매서운 눈빛으로 강민아를 쳐다보았다.영상을 삭제했다고 그녀를 도발했던 게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이미 강민아와 반하준의 영상을 저장해 놓았으니까!강민아의 입가에 번진 미소를 보며 강나현은 일부러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해 올렸다고 더더욱 확신했다.강민아는 분명 반하준이 합의서에 사인하고 아직 민이가 병원에 있는 데도 강나현이 보상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난 거다.그래서 다시 친구 추가를 한 뒤 일부러 그녀만 볼 수 있는 게시물을 올려 기선제압을 했다.강민아는 그녀가 반하준을 좋아해서 그의 체면 때문에 영상을 퍼뜨리지 않을 거라 확신하겠지만, 강나현은 강민아를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강나현은 영상을 저장한 뒤 반하준의 얼굴을 다른 남자로 바꾸었다.이제 강민아에게 돌을 들어 제 발등을 깨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주련다.“강민아, 내가 이미 경고했지. 날 건드리지 말라고! 심은호와 만나고 하준 씨랑 얽혀 있다고 해서 내 앞에서 거들먹거리지 마.”강나현의 경고가 끝나고 파티장 스피커가 울렸다.무의식적으로 단상 위를 돌아보니 강성진이 그쪽으로 다가가 마이크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제가 이 자리에서 몇 마디 짧게 얘기하겠습니다...”강성진은 10분 넘게 열정적으로 연설한 뒤 도민영과 두 딸까지 무대 위로 데려갔다.그들은 저마다 다른 속셈을 품고 역겨움을 참아가며 사람들 앞에서 다정한 가족인 척 연기를 했다.마침내 강성진의 연설이 끝나고 강나현이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으며 말했다.“아빠의 딸로서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강나현의 발언은 약속된 게 아니었기에 강성진은 당황한 듯 강나현을 바라봤고, 강민아의 눈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우리 중엔 직책에 걸맞지 않은 품행을 지닌 사람이 있어요. 비록 가족이지만 사생활이 난잡해 강승 테크의 임원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호흡을 가다듬은 강나현은 강민아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구치소에서 나온 뒤 미용실에 가서 브라운으로 염색하고 깔끔하게 묶은 포니테일이 걸을 때마다 흔들렸다.일부러 피부과에 가서 관리도 받았다. 그게 아니면 이 많은 사람 앞에 나설 용기도 없었을 거다.남성 정장을 입고 검은 가죽 구두를 신은 그녀의 발걸음은 당차 보였지만 나이 많은 임원이나 주주들 눈에는 무척 거슬리는 차림새였다.“언니, 축하해. 벌써 다른 사람 만나네.”강나현은 다가가 심은호를 돌아보며 부러움과 시샘이 섞인 눈빛을 감추었다.“심은호, 궁금한 게 있는데 어쩌다 우리 언니랑 만나게 됐어?”강나현이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호기심을 드러냈지만 심은호는 무심하게 그녀를 흘겨볼 뿐이었다.“대단하네.”강나현이 눈이 휘어지게 히죽 웃었다.“심은호, 내가 물어보고 있는데 뭘 칭찬하는 거야?”“사고를 내고도 벌을 받지 않았잖아. 반씨 가문 도련님이 그 정도 다쳤는데 한 달도 안 돼서 나왔어. 참 운도 좋네. 반하준이 아마 불길 속에서도 구해줄 거야.”강나현의 표정이 다채롭게 바뀌었다.안 그래도 심은호는 존재만으로 눈에 띄고 주위에 어떻게든 그에게 말을 걸려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이제 그들이 전부 강나현을 조롱하듯 쳐다보고 있다.게다가 그들을 촬영하는 카메라도 있었다.지난달 강나현이 강변대로에서 큰 사고를 쳤다는 건 서경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심은호는 고개를 돌려 강민아에게 주변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산에 있는 불상 대신 반하준이 거기 앉아있으면 되겠네요.”강민아는 심은호의 팔을 살며시 쓰다듬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얘랑 단둘이 얘기하고 싶어요.”따스하고도 솔직한 심은호의 눈빛이 강민아의 얼굴에 머물렀다.“걱정되는데요.”강민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놀리듯 말했다.“얘가 날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서요?”두 사람은 거의 얼굴을 맞대고 있을 정도로 가까웠지만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강나현은 불쾌함에 입을 삐죽거렸다.“언니는 날 뭐로 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