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Bab 291 - Bab 300

306 Bab

제291화

강민아는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할 작정이었다.“날 풀어줘!”반하준은 소리를 지르면서도 몸은 아직 조금 전 상황을 되새기는 듯 온몸의 근육이 떨리고 있었다.“오늘 일은 서로 없던 걸로 해.”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들키기 싫어서 힘겹게 말을 뱉었지만 잠긴 목소리는 감출 수 없었다.차가운 죽도가 그의 얼굴을 때리며 여자의 맑고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머리 위에 울려 퍼졌다.“못난이 주제에 참 아름다운 환상만 가지고 있단 말이지.”강민아는 죽도를 내려놓으며 자기 손목에 멍이 든 것을 확인했다.싸늘한 눈동자엔 매정함만이 남아 있었다.“말했지, 오늘부터 여기서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간다고. 나중에 여기 자동 호출기 설치해 줄 테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나한테 빌어.”강민아는 반하준을 철저히 감금하기 위해 생각한 끝에 경호원에게 지시했다.“전기 충격 목걸이 큰 사이즈로 가져와서 이 사람한테 채워요. 괜히 소리 지르고 난동 부리면 이웃들에게 피해를 줄 테니까. TV도 하나 가져와요. 반 대표님 혼자 계시면 적적할 테니 24시간 내내 틀어놓으세요.”잠도 못 자게 하려는 거다.그는 여기 갇혀서 움직일 수 없는데 24시간 내내 TV를 틀어놓으면 소음과 빛의 방해를 받아 편히 지낼 수 없었다.강민아는 정말 그를 죄수처럼 대하고 있었다!반하준의 목구멍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누구한테 배웠어? 이걸 다 누가 가르쳐줬지? 저 사람이야?”반하준은 매서운 눈빛으로 반용화를 바라보았다.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지고 턱선은 강철처럼 날카롭고 단단했다.“아니면 저 자식이야?”반하준의 시선이 육성민에게 향했다.“다 당신한테 배운 거야. 아이 울음소리 때문에 깨고 가슴 통증 때문에 잠도 못 잘 때 당신은 어디 있었는데?”그는 밤새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으며 그녀 홀로 울부짖는 두 아이와 반씨 가문 사람들을 상대하게 내버려두었다.몸조리하는 동안 쌓였던 원한은 평생 마음에 새겨져 5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온몸이 스트레스와 공포에 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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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심은호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와 맞닿은 체온에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강민아는 경직된 그의 몸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우리 여친 무사하니까 됐어요.”온전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난 강민아를 보자 허공에 매달렸던 그의 심장이 드디어 제자리를 찾아갔다.심은호는 이내 팔을 풀었다. 최대한 강민아가 갑작스럽고 불편해하지 않도록 포옹한 시간과 힘을 조절했다.하지만 시선이 강민아의 얼굴에 닿자 그는 도저히 눈을 떼지 못했다.심은호가 적절한 타이밍에 몸을 떼어낸 탓에 그의 온기와 특유의 향기가 사라지자 되새기며 아쉬워하는 쪽은 강민아였다.“난 괜찮아요.”심은호가 곧장 물었다.“그 죄인은요? 경찰이 데려갔어요?”소식이 빠른 심은호가 반하준을 욕하는 말에 강민아는 코끝에서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답했다.“안에 있어요.”심은호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안에요? 경찰이 오길 기다리는 거예요?”강민아가 고개를 저었다.“제가 가둬놨어요.”심은호는 멈칫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강민아가 가느다란 검지를 입술 위에 올려놓는데 심은호의 시선은 온통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에 쏠렸다.“부탁할게요. 비밀 지켜줘요.”“우리가 무슨 사이인데 나보고 비밀 지켜달라는 거죠?”남자가 예쁜 눈을 가늘게 뜨며 의미심장하게 말끝을 길게 늘어뜨렸다.반용화와 육성민이 다 있는 곳에서 강민아는 두 볼이 화끈거렸다.심은호는 그녀를 정말 좋아해서 새 타이틀을 머리에 쓰고 다니며 도처에 자랑하고 싶은 정도였다.그런 심은호에게 잘해줄 수밖에 없었다.“남친님, 제발 비밀 지켜줘요.”심은호가 반용화를 돌아보았다.“지금 누구한테 부탁하고 있는 거죠? 아, 민아 씨가 나한테 부탁하는 거네요! 반 선생님, 들었어요?”만약 심은호가 공작이었다면 지금쯤 활짝 펼친 깃털 하나하나에 ‘강민아 남자 친구’라고 적은 뒤 반용화 주위를 맴돌며 자랑했을 거다.반용화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심은호가 먼저 자기소개를 했다.“다시 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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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육성민은 강민아 외에는 누구도 가까이할 수 없는 위험한 맹수 같은 존재다.“진짜 남자 친구 맞아요? 남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 자신은 속이지 말죠?”그런 육성민에게 발끈하던 심은호가 입을 벙긋하며 반박하려 하자 강민아는 손을 뻗어 남자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강민아의 시선을 마주한 남자의 눈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민아 씨 원하는 대로 해요.”심은호의 목소리가 포근한 깃털처럼 그녀를 감쌌다.남자는 심호흡하며 강민아를 위해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삭이고 있었다.그녀를 위해 싸우거나 빼앗을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그녀를 위해 가만히 있는 것도 할 수 있었다.“형님은 치고받는 데 선수니까 민아 씨 잘 부탁해요. 남자 친구인 나는 형님에게 상대가 안 되네요. 그쪽은 가족이니까.”심은호가 일부러 강조하며 말끝을 길게 늘리자 육성민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고개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가느다란 손목을 들어 올리는 심은호의 모습에 강민아가 나지막이 웃었다.그저 작은 멍에 불과했지만 심은호는 소중한 보물처럼 부서지기라도 할 듯 조심스럽게 그녀를 대하고 있었다.비록 아이처럼 조금만 긁혀도 울면서 남이 달래주길 기다리는 나이는 지났지만, 이렇듯 다정한 보살핌을 받을 때면 심장에 자극제를 투여한 듯 뜨거운 피가 솟구쳤다.“가서 씻고 일찍 쉬어요. 잠 못 자겠으면 형님한테 곁에 있어 달라고 하고. 물론 형님은 거실에서 자야 해요. 사실 나도 안방 앞 바닥에서 잘 수 있지만 민아 씨가 날 아낀다는 걸 아니까, 형님은 가죽도 튼튼해도 괜찮을 거예요. 형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방해될 수도 있으니까 방 문은 꼭 닫아요.”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던 육성민은 당장이라도 실과 바늘을 가져와 심은호의 입을 꿰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강민아는 반용화를 배웅하고 심은호와 작별 인사를 했다.육성민이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고, 강민아는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던 중 정이가 작은 화이트보드에 쓴 글을 발견했다.[내일 아침은 엄마가 끓여준 사랑의 닭죽을 먹고 싶어요!]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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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강민아는 육성민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냥 계약 관계일 뿐이야.”그녀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이날 밤 강민아는 육성민이 손목을 주물러주며 어혈을 풀어준 덕분인지, 아니면 직접 죽도를 들고 반하준을 거칠게 채찍질해 통쾌하게 분풀이를 한 덕분인지 깊은 잠이 들었다.다시 눈을 떴을 땐 벌써 다음 날 아침이었다.강민아는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휴대폰의 앱을 확인했다.반하준은 밤새 갇혀 있으면서도 그녀에게 애원 한 번 하지 않았다.‘제법 버티네. 아니면 이미 바지에 쌌나?’화려하고 고고한 대표님은 늘 오만하게 굴었다. 샤워할 땐 반드시 물 온도를 42.3도에 맞춰야 했으며 0.2도만 벗어나도 얼굴을 찡그리곤 했다.옷도 매번 한 번만 입고 정장 외투에 주름이라도 생기면 바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그의 앞에 내놓는 접시엔 소스가 가장자리에 묻어있으면 안 되고, 소스가 많아서 질퍽한 음식 또한 싫어했다.여름에는 실크, 겨울에는 캐시미어 소재의 침구 세트를 사용하며, 두날에 한 번씩 시트와 이불을 바꾸고 계절마다 한 가지 색상으로 통일해야 했다.이렇듯 까다롭고 성가시게 굴던 남자가 방에 갇혀 물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고 있었다.하루 종일 바닥에 앉은 자세로 버텨야 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엉덩이가 썩어 문드러질 것 같았다.생각만 해도 강민아는 다소 기대가 되었다.그녀가 나쁜 건가. 하지만 반하준에겐 더 독하게 굴어야 할 것 같았다....강민아는 딸을 위해 아침밥을 만든 뒤 돌솥을 그대로 식탁 위에 올려두고 갓 끓여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죽 한 그릇을 떠주었다.그러고는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 사이 다 씻은 정이가 알아서 식탁에 마주 앉았다.아이는 고개를 들어 강민아의 방을 흘깃 쳐다보다가 재빨리 자신의 보온병을 꺼냈다.숟가락을 들고 죽을 보온병에 퍼 담았다.강민아가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자 정이도 재빨리 보온병 뚜껑을 닫고 가방에 넣었다.하지만 아무리 빠르게 행동해도 강민아의 눈을 피해 갈 순 없었지만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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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민이는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한번 정이를 바라보았고, 아이의 시선은 정이의 손에 든 보온병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이내 정이가 물었다.“내가 먹여줄까?”민이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자 정이는 동의한 것으로 받아들였다.숟가락을 꺼내 죽 한 숟가락을 뜨고는 입으로 살살 불어서 식힌 뒤 민이의 입에 먹여주었다.민이는 입을 벌리고 정이가 떠먹여 주는 닭죽을 먹었다.이번에 먹은 닭죽은 전에 길고양이들에게서 빼앗아 먹었던 닭죽과 달랐다.아직 따뜻한 죽은 한때 강민아가 끓여줬던 그 맛이었다.죽을 먹던 민이의 얼굴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자 정이는 서둘러 숟가락을 내려놓고 눈물을 닦아주었다.“뭘 먹을 때 울면 안 돼. 몸에 안 좋다고 했어.”한때 엄마도 같은 말을 했었다.민이는 목이 메어오며 계속 흘러나오는 눈물에 눈앞이 흐려졌다.“흑...”말하고 싶었지만 목이 메어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정이가 보온병에 담긴 죽을 다 먹여줘도 민이는 아쉬움만 가득했다.쓰레기통에 수없이 쏟아붓고 바닥에 내팽개치며 ‘돼지죽’이라고 욕했던 닭죽이, 이젠 몸이 아프고 그리워도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되었다.“엄마가 죽 가져다주라고 했어?”민이가 묻자 정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내가 몰래 보온병에 넣어온 거야. 엄마는 몰라.”민이의 눈에 상실감이 담겼다.정이는 휴지를 가져와 민이의 입을 닦아주었다.“민아, 밥 잘 먹고 빨리 나아야 해. 내가 자주 보러 오진 못하지만 얼른 나아.”이것저것 재고 따지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의 감정은 이토록 순수했다.아무리 서로 미워하고 절교하겠다며 소리쳐도 한쪽이 먼저 손을 내밀기만 하면 다시 화해할 수 있었다.“엇...”소리를 내던 반석현이 민이에게 노트 하나를 건네자 정이가 대신 설명했다.“석현이가 레슨 받을 때 적은 노트야. 몸이 좀 나아지면 그때 봐. 석현이는 네가 듣는 수업이 쉽다고 생각하는데 너한테 필요 할 것 같아서 일부러 적은 거야.”반석현이 민이에게 빼곡히 적힌 노트를 펼쳐 보이자 정이가 또다시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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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고개를 든 정이는 연진숙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자 의아한 듯 물었다.“뭘 봐요?”연진숙은 무슨 원수라도 만난 듯 적대적인 표정을 드러냈다.“네가 왜 여기 있어?”연진숙은 반석현이 경호원과 정이를 데리고 병원에 왔다는 말에 민이를 다치게 할까 봐 덜컥 겁이 났다.서둘러 달려오자마자 정이가 보여 크게 화가 난 것이다.연진숙은 반석현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반용화의 양아들이지만 결국 어디까지나 양아들일 뿐, 반씨 가문의 후계자는 항상 반하준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민이가 입원하고 반석현의 후계자 교육이 시작되면서 연진숙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그러다 자기 앞에서 안하무인으로 구는 손녀를 보니 연진숙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당장이라도 뺨을 내려칠 듯 노려보고 있었다.정이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민이가 며칠째 학교에 안 나오는데 애들도 민이가 교통사고를 당한 걸 알고 걱정해요. 제가 대표로 민이 병문안 온 거예요.”연진숙이 코웃음 쳤다.“고양이 쥐 생각하네. 무슨 속셈이야!”정이도 화가 났다.“쥐 할머니 길 막지 마요!”연진숙은 정전기라도 일어난 듯 불꽃이 화르르 피어올랐다.“감히 날 욕해? 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어? 교양 없는 것!”정이도 물러서지 않았다. 예전엔 한집에 살면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수였지만 이젠 마음에 들지 않는 연진숙 앞에서 물러설 이유가 없었다.“민이 보고 쥐라고 했으니까 그쪽은 늙은 쥐 아니에요?”“할머니, 너무 시끄러워요!”침대에 누워있던 민이가 짜증스럽게 소리를 질렀다.연진숙은 손자를 아끼는 마음에 병실에 들어서면서도 정이가 원수라도 진 것처럼 노려보았다.“저리 꺼져!”“메롱!” 정이와 반석현은 동시에 연진숙을 향해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연진숙은 울컥 화가 치밀어 간호사에게 물었다.“저 두 애가 내 손자한테 무슨 짓을 했죠?”“여자애가 도련님께 죽을 먹이니까 도련님이 아주 잘 드셨어요.”간호사가 기뻐하며 연진숙에게 말했다.“입원하신 이후로 식욕이 왕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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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할머니! 빨리 나 내려줘요!”간호사들도 서둘러 연진숙을 말리기 위해 몰려들었다.“여사님, 얼른 도련님 내려놓으세요!”“여사님이 이러시면 도련님 몸만 더 상해요!”여러 간호사가 힘을 합쳐 연진숙의 손에서 민이를 데려갔다.간호사들에 의해 다시 병상에 눕혀진 민이는 온몸이 불편하기만 했고 숨을 쉴 때마다 등에 둔탁한 통증이 느껴졌다.곧이어 간호사가 연진숙에게 물었다.“멀쩡한 음식을 왜 토하라는 거예요?”“못 들었어요? 더러운 걸 먹었다니까!”“여자애가 죽 먹일 때 저희가 이미 확인했고 아무 이상 없었어요. 손자가 겨우 입맛이 돌아서 죽을 먹는데 어떻게 상처가 있는 아이한테 구토를 유도해요?”연진숙은 민이 곁으로 다가와 나지막이 달랬다.“네가 배가 고파서 그런 거야. 그 여자가 끓인 죽은 아무 영양도 없고 서민이나 먹는 음식이야. 그게 돼지 사료와 뭐가 달라?”“난 엄마가 끓인 죽이 좋아요!”민이가 연진숙을 향해 빽 소리를 지르자 연진숙은 아이가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지 당황하고 말았다.민이는 목이 터지라 소리쳤다.“할머니는 날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우리 엄마가 싫어서 그런 거잖아요!”“민이, 난 널 걱정하고 있는 거야!”연진숙이 말하자마자 민이는 배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우욱!”순식간에 조금 전까지 먹었던 죽이 모두 뱃속에서 토해져 나왔다.“민이야!”연진숙의 비명이 병동 전체에 울려 퍼졌다....집에 있던 강민아는 우경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민아 씨가 낸 아이디어 봤는데 우리 팀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어요. 선금 20% 줄 테니까 앞으로 우리 팀 이끌고 프로젝트 완성해 줘요.”강민아는 우경아의 일 처리가 이렇게까지 빠를 줄은 몰랐다.낮에 금방 우경아에게 파일을 넘겼는데 저녁에 바로 기술팀을 넘겨줄 줄이야.“우 대표님께서 챙겨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전 저만의 팀을 꾸리고 싶어요.”우경아가 솔직하게 물었다.“내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건가요?”강민아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답했다.“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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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그녀가 올린 건 반하준을 밟고 있는 영상이었다.그 부분만 잘라내니 괜히 이상한 생각이 들기 쉬웠다.영상에서 그녀와 반하준은 각각 프레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남자는 두 손이 묶여있지만 영상에는 수갑이 보이지 않아 반하준이 자발적으로 바닥에 앉아 강민아에게 짓밟히는 것처럼 보였다.또한 강민아는 일부러 영상의 소리를 제거해 보는 사람이 반하준의 옆모습과 강민아에게 밟힌 부분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소리가 없는 영상은 야릇한 상상을 떠올리기 쉬웠다.남자가 흐릿한 눈빛과 살짝 벌린 입술로 어떤 소리를 낼지 영상을 보는 사람은 오직 상상으로만 유추할 수 있다.강나현은 진작 준비해 놓은 메시지를 보냈다.[언니, 내가 굳이 얼쩡거리는 게 아니라 하준 씨가 날 억지로 강승에 보낸 거야. 언니도 알겠지만 난 자유분방해서 언니 비서가 되면 잘 챙겨줘!]메시지를 보낸 강나현이 고소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강민아는 지금쯤 화가 나서 휴대폰을 잡은 손마저 덜덜 떨고 있을 거다.강나현이 무심코 강민아의 게시물을 클릭했다.서로 삭제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과거엔 종종 게시물을 살펴보며 강민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곤 했었다.강나현은 강민아가 최근에 올린 게시물 하나를 보고 당황했다.[남편과의 달콤한 순간]강나현이 경멸하듯 입꼬리를 올렸다. 강민아에게 남편은 무슨.영상을 클릭하자 시야에 들어오는 반하준의 옆모습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믿을 수 없다는 듯 영상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그녀의 머릿속이 하얘졌다.강나현은 발끈했다.‘강민아와 반하준이 다시 만나는 거야? 말도 안 돼!’분명 인공지능으로 얼굴을 바꾼 거다. 강민아는 아직도 사모님이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거다.강나현은 다시 강민아와의 채팅방으로 돌아갔다.“미친 거야?”타이핑하는 그녀의 손이 덜덜 떨렸고, 강나현의 메시지를 확인한 강민아는 입꼬리가 올라갔다.강나현이 하도 멍청해 상대조차 하기 싫었다.그녀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자신조차 멍청해지는 기분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무식하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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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한 방에서 TV의 불빛이 반하준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언젠가 자신이 이렇게 굴욕적인 자세로 방에 갇혀 뉴스 방송이나 보고 있으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나.TV에 시간이 나왔기에 그는 꼬박 1박 2일을 이곳에 갇혀 있다는 걸 알았다.오랫동안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생리적인 욕구는 없었다.하지만 앞서 땀을 많이 흘린 데다 양복바지가 더러워져 반하준은 온몸에 악취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기억 속 그는 한 번도 같은 정장을 다음 날까지 입어본 적이 없었다. 사무실에서 밤낮으로 야근해도 10분 정도 시간을 내어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곤 했다.반유하가 죽은 해에 여러 번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어도 그가 소파에 쓰러지면 강민아가 넥타이를 풀고 신발과 양말을 벗긴 뒤 따뜻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곤 했다.그러고는 침대로 옮겼는데 반하준이 다음날 깨어났을 땐 강민아가 온몸을 닦아준 덕분에 온몸이 뽀송뽀송한 잠옷 차림이었다.반하준은 눈을 감은 채 강민아의 인질이 되었는데도 미친 듯이 그녀가 잘해줬던 걸 떠올렸다.그때 갑자기 방 문이 열리더니 밖에서 강한 빛이 들어왔다.반하준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문밖에서 들어오는 강한 빛이 망막을 자극해 눈을 가늘게 뜨니 여자의 날씬한 몸매가 실루엣을 드러냈다.강민아가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들어왔다.반하준 앞에 도착한 그녀는 남자에게 화풀이하듯 발로 세게 몇 번 걷어찼다.피할 곳이 없었던 반하준은 고통에 신음이 절로 흘러나왔다.일부러 그를 아프게 하려고 강민아는 끝이 날카로운 하이힐로 바꿔 신었다. 반하준의 정장 바지와 셔츠 아래로 상처가 가득하다는 걸 알지만 수십번을 걷어차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그녀는 비닐봉지를 펼쳐서 바닥에 내려놓으며 웃었다.“먹을 것 좀 가져왔어.”산 채로 굶겨 죽일 수는 없었지만 너무 잘 지내게 두기도 싫었다.하루에 묽은 죽 한 그릇만 먹여서 숨만 붙여놓을 생각이다. 몸이 약해지면 의지가 꺾이기 쉬우니까.강민아가 뚜껑을 열자 닭죽 향이 코끝을 스쳤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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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경악하던 반하준의 시선이 천천히 바닥에 놓인 죽으로 향했다.이 죽을 먹으려면 몸을 숙여야 하는데 그게 개와 다를 게 뭐가 있나.화가 치밀어 오른 반하준이 충혈된 두 눈으로 사나운 분노를 드러냈다.“강민아, 일부러 이러는 거지? 내가 그렇게 미워?”우리에 갇힌 성난 짐승이 차가운 철창을 들이받듯이 쇠사슬이 벽에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가 났다.하지만 금세 조용해진 그는 강민아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았다. 그 미소가 꼭 밤의 정적 속에서 피어나는 하얀 꽃 같았다.“강성진한테 강나현을 강승 테크에 데려와 내 비서로 두라고 했잖아. 당신이 그렇게 역겹게 구는데 나라고 왜 못 하겠어?”그녀의 말을 들은 남자의 목구멍에서 차갑고 서늘한 웃음이 흘러나왔다.강민아는 지금 그에게 복수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넌 유하를 죽였어!”남자는 자신에게 주문을 외우듯 그 말을 내뱉었다.강민아는 반하준의 헛소리에 굳이 설명하지도 않고 그냥 무시해 버렸다.문을 여는데 육성민이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남겨두었던 경호원이 성큼성큼 다가왔다.“강민아 씨가 이 건물에 들어오는 걸 보고 연진숙이 사람들을 데리고 따라왔습니다.”강민아가 멈칫했다.“반하준을 구하러 온 건가요?”그렇다면 연진숙은 반하준이 이곳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혹시 반용화가 반씨 가문 사람들에게 들킨 걸까?경호원이 말했다.“반현민이 오늘 윤정 아가씨가 가져다준 죽을 먹고 토한 것 때문에 따지려고 온 것 같습니다.”강민아는 그제야 상황 파악을 마쳤다. 오전에 이미 정이가 보온병에 닭죽을 몰래 넣는 것을 보고 민이에게 가져다줄 것이라고 짐작했다.경호원이 덧붙였다.“강민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연진숙이 그걸 알고 억지로 토하게 해서 반현민이 구토를 한 건데 기어코 강민아 씨에게 덮어씌울 작정인 겁니다. 저희가 이미 연진숙과 반씨 가문 경호원을 엘리베이터에 가둬두었으니 다른 엘리베이터로 가시면 됩니다.”그녀를 경호하던 경호원들은 연진숙이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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