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그래봤자 그게 뭐 가치 있는 거라고요?”도민영은 강민아의 그런 말이 듣기 싫어서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딸은 갱년기라 사랑해 줄 남자가 없으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야.”강민아는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이젠 강기성에게 연락하기도 싫었다.“정아, 위층으로 올라가자.”“엄마!”앳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강민아의 심장이 격하게 뛰다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뒤돌아보지 않아도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았다.정이가 고개를 돌리며 놀라서 외쳤다.“민이?”민이는 온몸을 만두처럼 감싸고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목에는 고정기를 끼고 머리에는 털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평소에는 모자가 멋진 머리를 누른다고 싫어하다가 이젠 머리를 밀고 상처까지 생기니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했다.아이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하고 입술은 푸른색이었으며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헝겊 인형처럼 보였다.“사모님.”오소정이 민이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다급하게 강민아를 불렀다.“민아, 왜 병원에서 나왔어? 괜찮아? 아직도 아파?”아이들 간의 다툼과 경쟁은 정이에게 빠르게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었다. 지금 민이의 이런 모습을 보니 그저 민이의 몸 상태가 걱정될 뿐이었다.민이가 그녀의 오빠가 아니라 학교의 평범한 반 친구라고 해도, 같은 반 친구가 이런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친 것을 보면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이의 마음이었다.하지만 민이의 시선은 오로지 강민아에게만 향해 있었다.아이는 오소정에게 많은 돈을 주며 햇볕을 쬐러 산책하러 갈 때 강민아가 사는 동네로 데려다 달라고 사정했다.민이는 이곳에서 강민아를 오랫동안 기다렸다.강민아가 나타났을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눈앞에서 사라지려는 강민아의 모습을 보자 그저 엄마를 잠깐 봤을 뿐, 말을 걸지 못했다는 생각에 불쑥 소리를 질렀다.아이가 강민아를 불러도 강민아는 내내 뒤돌아보지도, 눈길을 주지도 않은 채 등을 돌리고 있었다.민이의 두 눈에 반짝이던 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정말 정광사 스님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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