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Bab 241 - Bab 250

276 Bab

제241화

반하준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거만한 눈빛으로 강민아에게만 시선을 고정했다.“드림의 수리비는 내가 낼게.”반하준에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일도 아니었다.이내 강민아가 물었다.“다섯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무거운 오토바이를 계속 타는데 걱정도 안 돼?”남자가 미간을 찌푸렸다.“넌 무슨 자격으로 내 아들을 걱정해?”강민아가 비웃자 반하준이 덧붙였다.“네가 뭐라고 해서 민이가 도망친 거잖아. 나현이는 위로해 주러 간 거고. 난 나현이 운전 실력 믿어.”이내 그는 말투를 바꿔 한층 싸늘한 어투로 강민아에게 말했다.“그러는 넌 매번 나현이가 사고만 치면 경찰을 부르더라. 꼭 온 세상이 다 알도록 소란을 피워야 속이 시원해?”강민아가 대꾸하려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며 보이지 않는 충격이 온몸을 강타했다.그녀는 순식간에 팔다리가 경련을 일으키며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귀에서 날카로운 이명이 들려오자 주위 사람들의 걱정 어린 외침도 들리지 않았다.윤세현이 달려와 강민아의 팔을 부축해 자기 품에 기대게 했다.심은호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며 윤세현을 힐끗 쳐다보던 그의 눈가에 다소 서늘한 기색이 담겼다.고개를 돌린 그는 반하준의 표정도 다소 부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했다.육성민도 강민아 곁으로 다가와 대놓고 걱정하는 모습을 드러냈다.“민아야, 괜찮아?”강민아는 윤세현의 물음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는 윤세현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 아까 차 안에 있을 때 과부하가 왔나 봐.”이 순간, 날씨는 화창하고 햇빛은 밝았지만 그녀는 막연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오토바이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동안 민이는 강나현의 허리를 껴안고 입으로 흘러내리는 콧물을 훌쩍거렸다.강나현은 먼저 민이와 함께 반씨 가문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반하준에게 민이가 자신에게 의지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떠났다.아들을 위해서라도 반하준이 경찰을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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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강기성은 다시 전화기를 집어 들고 입꼬리를 올리며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아버지, 우리 강씨 가문 체면은 지킬 수 있겠네요. 아버지 딸이 경기에서 1등 해서 사람들 모두가 걔 이름만 외치고 있거든요.”그러자 강성진이 물었다.“방금 나현이가 꼴찌 했다며?”강기성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다른 딸은 1등 했네요.”“뭐라고? 나한테 다른 딸이 어디 있어?”강성진이 불쑥 말을 뱉자 강기성은 긴 속눈썹을 깜박였다.“강민아요.”강성진은 믿지 않았다.“민아 걔가 무슨 레이싱을 해? 네가 잘못 봤겠지.”강기성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정말이에요. 국내 최고 여성 레이서 루나가 강민아예요.”“뭐? 레이서 루나가 내 딸이라고?”강성진이 루나를 모를 리가 없었다.루나는 국제 레이스 상위 10위에 진입하며 국내 기록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레이싱이 뒤늦은 붐을 일으켰는데 당시만 해도 여성 레이서는 더더욱 드물었기 때문이다.루나는 그해에 경기할 때마다 국내 신기록을 세웠다.강성진이 특별히 레이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신문의 헤드라인과 뉴스 웹사이트의 알림을 피할 수는 없었다.“... 5년 전 루나의 레이싱카, 이름이 뭐였더라? 아무튼 수백억에 팔렸어. 그해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고.”이어 강성진이 또다시 욕을 퍼부었다.“걔는 정말 머리 검은 짐승이네. 차를 팔아서 돈을 벌어놓고 그동안 나한테 숨기다니!”강기성은 강성진의 말을 무시한 채 경기장에 모인 수많은 경찰을 포착했다.그때 강나현의 과거 절친인 남궁윤수가 다가와 말하는 게 들렸다.“방금 알아봤는데 강나현 미친 것 같아. 여러 선수 헬멧에 벌레를 넣고 사람을 시켜서 드림의 보닛에 손대게 했어. 증거도 확실해서 경찰이 체포한다고 난리야.”재벌 2세들이 서로를 돌아보며 수군거렸다.“미친 거 아니야?”“그런 멍청한 짓은 걔밖에 못 할 거야.”강기성이 전화기 너머 상대에게 말했다.“아버지, 들었어요? 아버지 딸이 경찰에게 잡혀간대요.”...형사의 휴대폰이 울리자 전화를 받은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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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연진숙은 응급 수술 안내서를 보는 순간 입이 크게 벌어지고 동공이 움츠러들었다.그녀는 그대로 온몸이 굳어버린 채 뒤로 쓰러졌다.다행히 함께 온 운전기사가 서둘러 그녀를 부축했고, 성큼성큼 다가온 반하준이 경찰의 손에 쥐어진 응급 수술 안내서를 가져가며 물었다.“어쩌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 거죠?”반하준의 질문에 경찰은 불쾌함이 치솟았다. 그는 강나현이 5살짜리 아이와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아들이 심각하게 다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강나현 씨는 강변도로에서 시속 100km로 과속을 했는데 그쪽 아들은 이제 겨우 다섯 살입니다. 아버지로서 보호자의 의무는 다하지 않는 겁니까?”“하준 씨!”강나현이 목발을 짚고 절뚝거리며 걸어왔다.그녀는 얼굴에 거즈까지 몇 장 붙이고 있었다.“흑흑, 하준 씨. 저 형사들 다 고소해. 다 저 사람들 때문이야. 갑자기 길에 장애물을 설치하지만 않았어도 나랑 민이는 사고 나지 않았을 거야!”교통경찰은 화가 치밀었다.“강나현 씨, 저희는 갈림길에 장애물을 설치했고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부터 경찰이 속도 줄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제한 속도가 60인 도로에서 과속했으니 전적으로 당신 책임입니다!”교통경찰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연진숙은 달려가 강나현의 뺨을 내리쳤다.뺨 때리는 소리가 날카롭게 공중에서 울려 퍼졌지만 그걸로 분이 풀리지 않아 에르메스 가방을 들어 강나현의 머리에 내리쳤다.미처 어찌할 틈도 없이 뺨을 맞은 강나현은 어지러움을 느끼며 중심을 잃었다.그녀는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고, 고통에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연진숙이 가방을 들고 강나현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교통경찰이 달려와 이를 제지했다.“여사님, 진정하세요!”“내 손자가 지금 수술실에 있는데 나보고 어떻게 진정하라는 거예요!”연진숙이 처절하게 울부짖었다.“강나현, 죽여 버릴 거야! 내가 너 죽여 버릴 거야! 내 손자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도 같이 묻어버릴 거야!”강나현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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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두 손을 포박당한 강성진은 다리를 들어 강나현의 어깨를 다시 한번 강하게 걷어찼다.“아악!”강나현은 바닥에 쓰러졌고 이번에는 정말로 온몸이 아팠다.마치 개미가 심장을 갉아 먹는 듯한 통증이 감전된 것처럼 온몸으로 퍼져나갔다.강성진은 벨트를 손에 쥐고 심호흡을 한 뒤 딸을 가리키며 반하준에게 말했다.“하준아, 걱정하지 마. 내가 이 자식 절대 용서 안 해! 현민이가 손을 다쳤으면 저년 손을 부러뜨릴 거고, 발을 다쳤으면 발을 잘라버릴 거야!”강성진은 민이가 강나현의 오토바이에 타고 있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반하준이 아들을 위해 강씨 가문에 복수하기 전에 그가 먼저 반하준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도록 강나현을 두들겨 팰 생각이었다.경찰은 어이가 없었다.‘여기가 무슨 무법지대인 줄 아나.’“우린 법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경찰이 경고했다.“아무리 강나현 씨 아버지라도 그렇게 때리고 손발을 자르면 안 돼요.”...병원 주차장.정이가 차에서 뛰어내린 뒤 조금 불안한 듯 강민아를 돌아보았다. 사고 전 민이와 강민아의 다툼을 떠올리며 아이가 인상을 찌푸렸다.강민아는 정이의 손을 잡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가자.”두 사람은 병원을 향해 걸어갔고 정이의 심장은 심하게 쿵쾅거렸다.수술실 문 앞에서 강민아를 본 연진숙은 또 다른 화풀이 대상을 찾은 듯 눈을 부라리며 원수처럼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었다.“강민아! 넌 엄마 노릇을 어떻게 하는 거야? 네 동생이 내 손자를 죽이게 생겼어!”연진숙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네가 경기장에서 그러지만 않았어도 민이가 화를 냈겠어? 엄마인 네가 애를 일부러 괴롭혀서 민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강민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연진숙을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반하준의 옷깃을 잡으며 정이에게 말했다.“도와줘.”“네!”정이가 손을 들어 반하준의 넥타이를 잡고 힘껏 잡아당겼다.반하준은 목에 천근만근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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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연진숙은 그 소리를 듣고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정이도 반하준의 넥타이를 잡은 손이 느슨해졌다.아이가 빠르게 달려가 보니 수술실에서 간호사 몇 명이 침대를 밀고 나오는 게 보였다.정이는 그대로 자리에 멈추며 굳어버렸다.동그랗고 검은 눈동자가 침대에 누워 있는 민이를 바라보았다.민이의 눈은 기절한 듯 감겨 있었고, 얼굴은 산소마스크로 대부분 가려져 있었으며, 머리와 팔, 다리에는 거즈가 여러 겹 묶여 있었다.미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이런 민이의 모습은 처음 본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정이의 입을 가리고 있는 듯 큰 공포가 밀려와 정이의 작은 몸을 주체할 수 없이 떨게 만들었다.민이의 몸에는 여러 개의 튜브가 삽입되어 있었고 간호사 한 명이 수액 병을 높이 들고 있었다.강민아는 시선을 돌릴 힘조차 없었다.불에 달구어진 바늘이 그녀의 심장을 푹 찔러 피가 지직거리며 하얀 연기로 증발하는 듯 모든 생기와 희망이 몸에서 그대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연진숙은 민이의 이런 모습을 보고 절망적인 통곡을 내뱉었다.수술실에서 여러 명의 의사가 나오는데 강기성도 그중 한 명이었다.민이의 주치의이자 제일 병원에서 거물급 인물이었던 강기성은 반하준을 알아보고 그에게 다가갔다.“반현민 군의 응급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이제 중환자실에서 48시간 동안 지켜봐야 합니다.”반하준이 물었다.“지금 내 아들의 상태가 정확히 어떻지?”주치의는 솔직히 답했다.“좋지 않습니다. 48시간 후 몸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도 머리에 심한 외상을 입어 깨어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말하며 의사가 씁쓸하게 한탄했다.“반하준 씨,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의사의 말을 들은 연진숙은 황급히 다가갔다.“의사 선생님! 어떻게 우리에게 그런 말을 해요? 반드시 우리 손자 살려내요!”주치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이번 수술에 최고의 의사들은 전부 참여했고 저희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강성진은 강기성에게 계속해서 눈치를 줬고, 바닥에 주저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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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꼬마 친구, 안은 무균 병실이라 들어가면 안 돼요.”그러자 정이가 간호사에게 물었다.“민이는 언제 깨어나나요?”간호사는 따뜻한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곧 깨어날 거예요.”강민아가 다가가니 중환자실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정이가 수채화 연필을 손에 들고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정이는 장명등을 그린 종이를 병실 문에 붙였다.그림을 그린 뒤 아이가 두 손을 맞잡고 눈을 감은 채 경건한 표정을 지었다.강민아는 목구멍에서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난 민이가 깨어났으면 좋겠어요. 깨어나야 엄마한테 사과하죠.”강민아는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민이가 사과를 하든 안 하든 상관없지만 정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마음이 쓰였다.둘은 쌍둥이라 한때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는데 처음으로 크게 다친 민이를 보고 가족의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이는 한동안 두려움에 떨 거다.강민아는 바닥에 꿇고 앉아 정이를 품에 안았다.정이는 강민아의 어깨 위로 엎드려 눈물을 또르르 흘렸다.소리를 내지 않으려 꾹 참으며 강민아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은 정이의 따뜻한 눈물이 강민아의 어깨 천 사이로 순식간에 스며들었다.복도에는 아직 떠나지 않은 경찰 몇 명이 남아서 반하준을 심문하고 있었다.“강민아 씨가 제출한 자료에서 교통경찰 내부의 누군가가 강나현 씨의 상습적인 교통 규칙 위반행위를 은폐한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반하준 씨와 반하준 씨 비서 두 분은 저희 조사에 협조해 주셔야겠습니다.”반하준은 굳어진 표정으로 눈가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었다.연진숙은 반하준이 경찰과 함께 나가려는 것을 보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왜 내 아들을 데려가는 거예요? 내 아들은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연진숙이 고래고래 소리쳐서 많은 사람이 이쪽을 돌아보자 반하준은 그저 창피할 뿐이었다.“어머니, 전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연진숙이 너무 큰 소리로 외치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반하준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이내 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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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강민아가 아직 반씨 가문 사모님이었다면 반씨 가문 홍보팀에게 주의를 줬겠지만, 오늘 벌어진 일은 모두 반하준의 잘못이고 부신 그룹이 흔들려도 그녀와 아무 상관 없었다.강민아는 중환자실 입구에 서서 병상에 누워 있는 민이를 유리 너머로 바라보았는데, 기구들과 새하얀 이불에 덮여있는 아이는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강민아의 귀에는 민이가 두세 살 때 병원에서 강민아의 허리를 붙잡고 작은 몸을 그녀의 품에 파묻은 채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그때만 해도 그녀밖에 모르던 아이였다.어느새 강성진이 강민아 앞에 다가왔고, 강민아는 그의 손에 쥐어진 피 묻은 벨트를 차갑게 바라봤다.“옴 테크의 임원들이 벌써 나한테 연락이 왔어. 네가 강승 테크 대표로 나가서 인수에 대해 상의했으면 좋겠다네.”강성진은 강민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피식 웃었다.“다음 주에 회사로 나와. 부사장 자리를 줄게.”딸이 유명한 카레이서 루나이고, 다국적 거대 자본인 옴 테크의 눈에 들자 강성진은 눈가에 번지는 탐욕을 감추지 못한 채 히죽 웃었다.“역시 내 딸이야!”그가 강민아의 어깨에 손을 대려고 하자 강민아는 곧장 손을 들어 그의 손을 쳐냈다.“건드리지 마요. 역겨우니까.”강민아는 강성진에 대한 역겨움을 숨기지 않았다.“너!”강성진은 욕을 하려다 자기 손가락에 강나현의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았다.강민아도 여자라 손에 묻은 피를 보면 무서울 거다.딸이 자신에게 가져다줄 큰 혜택을 생각하며 강성진은 강민아를 보면서 눈이 휘어지게 웃었다.“그래그래, 손 씻고 올게. 민아야, 넌 역시 내가 가장 아끼는 딸이야. 우리 우강 그룹의 미래가 너에게 달렸어!”강민아는 속이 메스꺼운 것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우강 그룹의 미래는 저한테 맡겨요!”...연진숙은 강민아와 정이를 보내고 병원 복도에 앉아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언론사 몇 군데 찾아서 반씨 가문 도련님이 중환자실에 있는데 엄마인 강민아는 곁을 지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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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그녀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전화기를 귀에 갖다 댔다.“연 회장님, 죄송합니다만 상부로부터 여사님에게 칭호를 수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연진숙은 심장이 철렁하며 서둘러 물었다.“누가 날 제보했어요?”설마 강민아가 정말 그녀에게 불리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걸까?그녀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강민아가 7년 동안 반씨 가문에 있으면서 첩자 노릇이라도 했던 건 아닐까.“연 회장님, 아드님은 경찰에게 잡혀갔고 인터넷에서는 악덕 시어머니라고 욕하는데 이런 여론 속에서 우리 부녀연합회는 선을 그을 수밖에 없습니다.”“위원장님...”연진숙이 말을 잇기도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연진숙이 다시 전화를 걸려는데 이번엔 또 다른 전화가 걸려 왔다.적십자사 직원이 걸어온 전화에 연진숙의 마음속에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여보세요.”“연 회장님, 죄송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댓글을 감안해 명예 위원장 명단에서 회장님 이름은 지워야겠습니다.”연진숙의 심장이 쿵쾅거렸다.“어떻게 이럴 수가...”그녀가 말하려는 순간 잇달아 다른 전화가 걸려 와 통화버튼을 누르기 바쁘게 자선단체에서 맡았던 그녀의 직책도 내놓으란다.그녀는 우울한 표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비서에게 물었다.“내가 뭘 잘못했는데?”...그날 밤 강나현의 SNS 계정은 폐쇄되었지만 강나현이 5살 아이와 오토바이를 탔다는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강민아는 집에 있던 중 반용화의 전화를 받았다.“석현이가 자기 대신 위로의 말을 전해달래.”눈 덮인 산 정상에서 녹아내리는 맑은 샘물처럼 그의 목소리가 강민아의 귓가로 흘러 들어왔다.멀리 울려 퍼지는 그의 말은 다소 내키지 않는 것처럼 들렸다.강민아가 답했다.“전 괜찮아요.”“경기는 아주 잘했어.”반용화가 덧붙였다.“석현이가 하는 말이야.”강민아는 입술을 말아 올리며 물었다.“반하준이 경찰에 연행돼서 조사받는 걸로 부신 그룹 주가가 흔들릴 텐데, 선생님께도 영향이 있을지 걱정되네요.”그녀는 반용화를 유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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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며칠 후.강민아와 육성민, 윤세현이 승용 건물 꼭대기 층 사무실에 모였다.이곳은 서경의 신흥 개발 지역으로, 66층 통유리창 앞에 서면 멀리 드넓은 부두와 선착장이 보이고 대형 화물선들이 해수면을 지나 천천히 항해하고 있었다.육성민은 의자 뒤편에 정장 재킷을 던져놓고 몸에 꼭 맞는 테일러 셔츠만 입은 채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자연스럽게 옷깃을 풀어 헤쳐 구릿빛 피부와 반듯한 쇄골을 드러냈다.소매를 걷어 올리자 근육이 잘 발달한, 힘 있고 탄탄한 팔이 드러났다.그는 다리를 약간 벌리고 편안한 자세로 앉았다.“내가 소유한 센트럴 이노베이션이 이미 강승 테크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센트럴이 옴 테크보다 높은 인수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강성진이 센트럴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어. 단기간에 강성진이 옴 테크를 버리고 다른 회사에 강승 테크를 팔게 하기는 어려워.”강민아는 3인용 소파에 앉아 손에 쥔 정보를 훑어보았다.“난 강성진이 완전히 믿을만한 사업가가 필요해. 다른 기업에서 강승 테크를 인수해도 강성진에게 거대한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믿게 할 사람.”하지만 강민아는 강성진의 모든 인맥을 살펴보고 그가 믿을만한 사람을 찾긴 했어도 마음 놓고 그들에게 일을 맡길 수 없었다.육성민과 윤세현의 경우 두 사람의 이름으로 상장된 회사가 있긴 했지만, 두 사람이나 그 밑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강성진의 경계를 늦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때 방문을 두드리며 비서가 문 앞에 서서 보고했다.“대표님, 심 대표님 오셨습니다.”깔끔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강민아를 향해 곧장 걸어왔고, 그가 다가오자 마치 순백의 불빛이 사무실 전체를 환하게 비추는 듯했다.“심은호 씨는 절 보러 오셨어요?”강민아는 육성민이 심은호도 부른 걸 모르고 있었다.남자는 그녀 앞에 서류 하나를 건넸다.“제 명의로 된 페이퍼 컴퍼니인데 강승 테크를 4천억에 인수하려고 합니다.”강민아는 심은호로부터 계획서를 받아 들고 이렇게 말했다.“옴 테크보다 두 배나 높은 가격이지만 이렇게 높으면 오히려 강성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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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심은호 씨, 나 좋아하죠?”강민아의 물음은 직설적이고 대담했다.남자의 귓불이 순식간에 붉어지며 테이블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인 그의 길고 풍성한 속눈썹에 살짝 떨림이 느껴졌다.하지만 이미 목구멍에서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네, 좋아해요.”그는 이 말을 하면서 강민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그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드넓은 은하수처럼 반짝여 강민아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으며 그의 찬란한 눈동자를 외면할 수 없었다.심은호는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이 순간 온 세상이 조용해졌다.“내가 언제 그 쪽한테 끌렸는지 알아요?”강민아는 생각에 잠겨 고개를 갸웃거렸다.“내가 루나로 출전하는 대회마다 1등을 했을 때요?”심은호가 웃었다.“서경대 단상에 올라가서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을 때, 트랙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던 때, 사랑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던 때,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와 반씨 가문을 오가며 바쁜 삶을 살던 때... 민아 씨 삶의 매 순간이 좋아요. 매일, 매년 늘 활기차게 인생을 살아가니까. 반하준한테 법원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 차를 몰고 도로를 질주할 때는 더 좋아졌고요.”윤세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심은호의 노골적인 고백에 귀를 기울였다.육성민은 온몸이 저기압에 잠식되어 있었다. 강민아의 명령 한 마디면 당장이라도 저 자식을 통유리창 밖으로 던져버릴 수 있었다.“지금 민아한테 연애하자고 강요하는 겁니까?”육성민의 말투는 불친절했고, 얼굴은 금방이라도 눈앞의 남자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다는 듯 살벌했다.하지만 심은호는 오로지 강민아에게만 집중하며 육성민을 무시했다.“다 큰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연모하는 마음을 숨겨야 하나요? 하지만 내 마음에 대답해달라는 건 아니에요. 그쪽을 좋아하는 건 내 마음이고, 이런 내 감정에 책임져야 하는 사람도 나니까. 그래도 민아 씨에 대한 내 마음이 불편하고 불쾌함을 안겨줬다면 그건 내가 잘못한 거겠죠. 민아 씨 마음이 편하도록 내가 한발 물러나 있을게요.”강민아는 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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